2007년 8월 시작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높이 665m짜리 초고층 빌딩을 짓는 등 세계적인 복합도시를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추정 사업비가 31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렸고, 2013년 사업이 백지화됐다.
도심 낙후 지역인 세운지구 개발사업도 10년여 만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서울시는 171개 구역으로 쪼개진 세운지구를 20여 개 구역으로 조정하는 촉진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여기엔 장기간 개발이 안 된 147개 구역(일몰 대상)이 포함된다. 시는 이곳에 최고 40층 안팎의 오피스 빌딩과 주거단지, 녹지광장 등을 지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촉진계획안을 만들어 주민 공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8월 고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초 2006년 세운상가 일대 낡은 건물을 통합 개발하고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 벨트를 만들려고 했지만, 2011년 박원순 전 시장 취임 후 계획이 뒤집혔다. 오 시장은 2021년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11년간 중단됐던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개발사업에 대한 족쇄도 풀렸다. 서울시는 다음 달 상암동 F1·F2 용지(3만7262㎡) 매각을 위한 사업자 접수를 한다.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중 계약을 할 방침이다. 첨탑을 포함하면 최고 640m까지 지을 수 있다. 이대로 지어지면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2009년 현대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다 무산된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도 재개됐다. 지난해 8월 이 공장은 45년 만에 철거됐다. 서울시는 이곳을 글로벌 업무지구로 만들기 위한 국제설계 공모에 돌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업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 사업이 막대한 돈이 드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사업의 덩어리가 크고 자금도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