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과 결별한 SM, 멀티 제작 체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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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03.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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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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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중심 제작체계 한계 체감”
멀티 제작 체계 도입… 독립성 강화
‘올해 데뷔’ 3팀, 공동대표가 이끌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가 ‘SM 3.0′ 시대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이수만 총괄프로듀서(PD) 체제에서 벗어나 여러 개의 제작센터와 레이블이 이끄는 ‘멀티 프로듀싱’ 체계를 갖추겠다고 3일 밝혔다. SM은 독립성을 가진 제작센터 5개를 신설해 각 아티스트를 배분하고, 사내외 레이블을 만들어 음악적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SM은 이날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SM 3.0′ IP(지식재산권) 전략을 공개했다. 이성수 공동대표는 “그간 이수만 PD 및 내부 제작 인력들과 함께 다수의 메가 IP를 성공적으로 제작해왔다. 그러나 IP가 축적되고 사업의 범위가 지속 확장됨에 따라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시장과 팬들이 요구하는 IP 제작과 운영에 한계가 있음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공동대표(왼쪽)와 탁영준 공동대표가 3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멀티 프로듀싱 방안을 밝히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은 여러 개의 주체가 각각의 IP를 제작하는 ‘멀티 제작센터’·'멀티 레이블’ 체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역량 분산·체계화를 통한 사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장을 통한 IP 창출력 강화 ▲자율성 존중을 통한 음악 다양성 확대 ▲아티스트-회사 간 장기간 상생 기반 마련 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SM은 5개의 제작센터를 신설하고 SM 아티스트를 각 센터로 배치해 매니지먼트 등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가상 아티스트 IP 제작센터도 만들어 가상인간 제작 및 운영 관리를 전담한다. 이 공동대표는 “각 제작센터의 주체가 IP 제작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과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운영되는 모델”이라며 “기존 체계에서 축적된 노하우는 유지하되 제작 역량을 확장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각 리더에게 위임함으로써 제작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내외 레이블도 신설한다. 고유의 뛰어난 음악 스타일이 형성되었으나 독자적 경영 활동은 준비가 필요한 SM 아티스트 및 관련 인력이 대상이다. 독립법인으로 나오기 전 사업을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SM은 100% 자회사로 설립 예정인 레이블 중간지주사가 이들 레이블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사외 레이블을 통해 외부의 유망한 아티스트나 레이블에 투자해 저변을 넓혀갈 예정이다.

SM은 또 멀티 프로듀싱 체계 도입을 위해 음악 퍼블리싱을 전문으로 하는 100% 자회사를 설립해 음반 사업을 보다 강화한다. 이 공동대표는 “그동안 구축한 작곡가·작사가 퍼블리셔 네트워크를 경쟁력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지표와 목표도 밝혔다. 기존 체계에서는 3년 6개월에 1팀씩 데뷔했으나 앞으로는 매년 2팀 이상 선보일 예정이다. 아티스트 데뷔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별 음반 발매도 연 31개에서 4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장철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3년에는 3개 신인 그룹과 1명의 솔로 데뷔를 계획 중”이라며 “신인 그룹은 이성수·탁영준 두 공동대표가 직접 이끌 예정”이라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끝으로 탁영준 공동대표는 이수만 PD가 지난해 9월 “현 상황에서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고 밝힌 내용을 언급하며 “이수만 창업자의 뜻을 계승 발전시키고 이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SM 3.0 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M 3.0에서 SM의 지향점은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다. 새로워진 SM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성수 대표는 “SM과 총괄 프로듀서로서의 계약은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주주로서 SM을 응원해 주시는 이수만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서 SM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부터 SM의 지배구조 개선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구를 벌어왔다. 이에 SM은 올해부로 이 PD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얼라인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받아들이고 12가지 합의를 도출했다.

SM은 이사회에 얼라인 측 추천을 거친 사외이사 3인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고 얼라인의 이창환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될 예정이다. 현재 SM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1인, 감사 1인으로 구성돼 있는데 감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가 이수만 PD의 측근이다.

SM은 또 얼라인 측 추천인사로 구성될 사외이사와 감사가 참여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또 SM은 본업과 무관한 자산으로 매각해 핵심 사업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고 향후 3년간 별도 순이익의 2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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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은영 기자입니다. 중소·중견기업과 엔터·콘텐츠 기업, 스타트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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