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부산 신선대 부두 앞 도로에서 경찰의 단속 현장을 취재했다. 30분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 적발된 차량이 14대나 됐다. “차가 컨테이너와 같이 넘어가면 재산상 피해가 막심하다”고 털어놓는 운전자도 있었다. 그해에만 컨테이너 추락 사고가 5건 이상 일어났다. 당시 고속도로 운전자들은 한동안 컨테이너를 예의주시하며 공포에 떨어야했다.
2018년 1월 경기도 이천 중부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가 밟은 판스프링이 반대차선 승용차 유리로 날아가 운전자가 숨졌다. 숨진 운전자가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던 만큼 사회적 반향도 컸다. 사고가 끊이지 않자 국토교통부는 2020년 10월부터 적극 단속에 나섰다. 2021년 638건, 2022년 1547건이 적발됐다.
최근엔 바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 안성 경부고속도로에선 화물차 200㎏ 바퀴가 빠져 관광버스 앞 유리를 깨고 들어갔다. 사고로 버스 기사와 승객 등 2명이 숨졌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8년 7월에도 평택 서해안고속도로에서 화물차 바퀴가 빠져 일가족이 탄 차량을 덮쳐 1명이 숨졌다.
컨테이너 단속을 강화하는 사이 판스프링이 사고를 일으키고, 판스프링을 대대적으로 적발하는 사이 바퀴가 빠져 사고를 일으키는 게 흡사 두더지게임을 연상케 하는 측면도 있다. 고전적인 적재물 낙하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충북 음성 중부고속도로에선 25t 화물차에서 10t 무게의 건설기계 롤러가 떨어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어디서 뭐가 날아올지 모르니 운전자들 사이에선 화물차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게 어느새 ‘국룰’이 됐다. 땜질 단속보다 공포를 해소할 종합적인 화물차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