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변호사 3만 명 시대를 맞이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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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진 대전지방변호사회 회장
등록변호사 약 2만 9000명, 대전·충남·세종 등록변호사 770명, 연말까지 등록하는 변호사 수를 고려하면 아마도 대전지방변호사회 회원 780명이 새해를 맞이할 전망이다. 인구 1만 명당 변호사 숫자는 약 6명, 일본은 3명이다. 미국은 41명인데 미국은 유사 전문직을 모두 변호사가 대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무사가 약 1만 5000명, 법무사 약 7000명, 노무사 약 5000명, 겸직 변호사를 제외한 변리사 약 5000명, 감정평가사 약 5000명, 행정사 약 1만 명 등을 합하면 우리나라의 법률 관련 직업 종사자는 7만 7000명 이상이다. 이 숫자는 인구 1만 명당 약 13명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서구의 나라와 비교해 특색 있는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어 서구와 숫자로 비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아직은 형식적인 관계보다 교류와 소통을 중시하는 情의 사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전문화된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2007년 법 제정으로 2009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이 문을 열었으나, 입법적 미비(입법적 미비인지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고도의 지식인들이 참여하였으므로 의도적으로 혼란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됨)로 변호사가 전문화하는 유사 직역에 대한 고안이나 입법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현재 로스쿨은 전문화된 법률가 양성이 아니라 그냥 변호사를 배출하는 제도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고, 전문화된 법률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국민의 바람은 무산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국가 미래를 생각해 직역의 이익을 버리고 소통해야 한다. 로스쿨은 원래의 설립 취지처럼 유사직역을 흡수, 전문화된 각 분야의 법률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세분화되고 다변화되는 시대에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다. 물론 현재 유사직역 자격사들에 대한 처우에 관해선 쉽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 전문화된 변호사 제도 통합에 특정 실체법 분야 자격사들 동의를 구할 수 있을까. 만인의 만개 의견이 있을 수 있는 문제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동안 이 문제를 생각한 소견으로는 각 유사직역을 전문화된 변호사로 통합하되, 현재의 해당 분야 자격사들에게 그 분야의 소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해 동의를 구하고, 그전에 해당 분야 실체법 지식을 소송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공인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한다.

소송은 실체법상 유리한 권리가 있다고 반드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재판 절차에는 주장·입증의 범위, 시기, 방법, 시효, 집행 등 복잡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어 수십 년 경력의 변호사들도 신중하지 않으면 실체적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소, 소송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이 조심스러운 것은 갑작스러운 변호사 급증 문제, 형식적인 교육연수로 인한 자격 부여로 소송절차에서 발생할 혼란, 충분히 교육되지 않은 소송으로 손해를 입게 될 국민, 논쟁과 투쟁을 언급하다가 그냥 자격을 부여하는 졸속정책으로 전락할 우려(이러한 우려는 상식적이지 않지만 로스쿨제도 고안 단계에서 이미 가능성을 확인했음) 등이 있기 때문이다.

충분하고 신중한 고려를 통해 정착된다면 일시적인 혼란은 몇십 년 안에 종결될 것이다. 만약 변호사 유사직역이 흡수돼 전문화된 변호사를 양성할 수 있다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한다. 변호사 제도로 통합된다면 전문화된 연구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완화와 시험과목을 변경하는 등의 준비도 필요하다. 현재처럼 합격 인원수를 정해 놓고 시험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오늘도 770명의 대전지방변호사회 회원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고민하며 늦은 밤을 밝히고 있고, 시민과 함께 소통하기 위한 법률상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무료 법률구조, 봉사활동, 기부 등을 통하며 더 나은 법률 서비스와 봉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많은 회원이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해 시민과 소통하며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초심의 변호사가 될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에서 연결되는 "나의 변호사"에서 전국의 변호사 약 3만 명의 변호사를 각 전문 분야별로 검색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상담도 가능하다. 정훈진 대전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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