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이번 주 분양에 들어갔지만 특별공급 청약에 크게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해당 단지는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다른 분양단지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냉기가 예사롭지 않다. 집값 하락 추세 속 서울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양극화된 분양시장 상황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DL이앤씨와 계룡건설이 시공한 e편한세상동탄파크아그너스가 전날 1회차 분양 특별공급 청약 접수를 받았지만 총 57가구 모집에 지원 건수는 2건에 그쳐 크게 미달했다. 일반분양 물량 435가구를 대상으로 이날 1순위 접수를 하지만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동 80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총 2회에 나누어 분양한다. 1회차 분양 물량은 전용 99·115㎡평형이다. 신도시 내 위치해 주변 기반시설여건이 우수하고 동탄역을 중심으로 GTX-A(2024년 예정) 노선과 동탄도시철도(트램), 동탄인덕원선 등이 예정돼 교통환경 개선도 기대돼온 터다.
무엇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1차분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527만원으로, 전용 99㎡ 기준 5억6000만~5억9000만원 선에서 책정됐다. 지난해 같은 동탄2신도시 내 공급 단지 분양가 대비 3000만~5000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도 30평대 기준 4~6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어 주변 시세와는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편이다.
같은 날 특별공급 청약을 받은 인천 검단신도시금강펜테리움3차센트럴파크의 경우 총 500가구 모집에 246가구가 지원, 역시 모집 가구 수엔 크게 못 미쳤지만 동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여러 지표들을 봐도 경기 화성시는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현재 아파트값 변동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화성시의 올해 1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1352건으로 경기도에선 평택에 이어 가장 많다. 전셋값 하락 지표인 역전세 발생 건수는 1514건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데, 경기 전체 1만4004건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이처럼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시세 차익을 노린 '갭투자'도 성행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화성시는 최근 3개월간 갭 투자 매매거래가 67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동탄역시범호반써밋 전용 84㎡가 올해 1월 15일 7억7800만원에 매매거래된 뒤 나흘 만에 7억원에 전세계약을 맺는 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모험적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 그만큼 던지는 물량이 많아 가격도 내려간다"며 "분양가가 지금 시세와 비슷하다면 고금리에 이자를 감당한다고 할 때 나중에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지만 집값이 하락세를 타면서 현재의 분양가가 미래 가치를 보장할 수 없어 가격적 이점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격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지금 청약 시장이나 제도 자체가 서울 쪽으로 몰리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무순위가 나오면 전국단위로 나올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집값 하락과 제도 개편으로 분양시장 양극화가 극명하다는 분석이다. 송 대표는 "과거에는 동탄이나 지방까지 풍선효과로 가격이 급등한 흐름이었다면 이제는 그런 거품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