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K인공지능 헬스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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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4. 오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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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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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40개국 2천곳에 SW 공급
10초내 질병 판정, 정확도 99%
코어라인, 흉부질환 동시 진단
룰루랩, 피부데이터 200만건
전세계 병원·기업서 '러브콜'


해외 전문의가 루닛의 AI 진단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루닛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올 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공의료원에 유방암을 진단하는 AI 영상분석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중동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지역 최대 의료기관인 '술라이만 알하비브 메디컬 그룹(HMG)' 내 모든 병원에 같은 솔루션을 공급했다. 이미 최대 의료 시장 미국을 비롯해 40여 개국 2000여 곳 의료기관에 폐질환과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딥러닝해 AI 솔루션 정확도가 높고 폐, 뇌, 유방, 피부 등 특정 분야에 특화한 솔루션으로 신뢰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14일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사업화를 추진해왔다"며 "원활한 해외 판매를 위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에 적극 다가가 독점적 파트너십을 맺고, 다국적 투자사를 재무 파트너로 삼기 위해 한발 앞서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것이 해외 매출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의료 AI 분야 1세대 루닛은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화를 치밀하게 준비했다. 유럽종양학회(ESMO),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여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CO) 등에 연구 결과를 게재하면서 의학적 근거를 다졌다.

경쟁사들보다 앞서 데이터 딥러닝을 한 것은 물론이다. 이 회사 AI 영상진단 정확도는 100%에 근접했다. 대표 솔루션 '인사이트 CXR'의 경우 AI가 폐결절과 폐경화, 기흉 등 10개의 흉부질환을 10초 안에 97~99% 정확도로 진단한다. 또 다른 솔루션 '인사이트 MMG'도 AI가 유방촬영술 영상을 분석해 96% 정확도로 유방암을 검출할 수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루닛의 AI 솔루션은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40여 개국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쓰인다. 최대 의료 시장 미국에서는 2021년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사이트 MMG 허가를 받으면서 진출을 공식화했고, 내년 3차원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에 대해 FDA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연내 글로벌 빅파마와 '빅딜'도 예정돼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국내 첫 AI 흉부질환 동시 진단 솔루션을 2020년 개발해 한국과 독일, 이탈리아, 유럽 5개국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프랑스 파르크병원과 AI 흉부 진단 솔루션 '에이뷰 엘씨에스 플러스'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이뷰 엘씨에스 플러스는 폐암, 폐기종, 관상동맥질환을 90%가 넘는 정확도로 동시에 검출해낸다. 환자의 CT 영상을 전송하면 전문의 PC에 깔린 AI 기반 폐암 조기 진단 솔루션이 환자의 폐 영상을 정밀 분석해 질병 여부를 진단하는 식이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는 "지난 7년간 국립암센터, 서울대학교병원 등 80곳 이상의 국내 주요 중대형 병원에 폐암 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완성도를 입증받았다"며 "그 덕분에 유럽, 독일 등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에 특화한 의료 AI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세계 최다인 11개의 뇌졸중 분석 솔루션을 보유한 이 회사는 MRI, CT, MRA, CTA로 찍은 1100만장의 영상 데이터와 엑스레이, 병리 영상 300만장을 딥러닝해 뇌졸중 분석에서 최고 성능을 확보했다. 스타트업 룰루랩은 국가, 인종, 나이에 국한되지 않는 200만건 이상의 피부 데이터를 딥러닝한 AI가 개인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브랜드 세포라의 오프라인 매장을 비롯해 20여 개국 100여 곳 파트너사에 피부 진단 키오스크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는 "지속적으로 AI 솔루션을 고도화해 뷰티, 메디컬, 헬스케어 등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의료 AI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10억달러였으나 연평균 37% 성장해 2030년엔 18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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