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력대란 공포…"정부, 전력품질 저하 카드 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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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7.19.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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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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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낮기온 최고 36도 폭염 예고…예비율 4%대로 안정권(10%) 절반 이하
'탈(脫)원전' 없었다면, 올 여름 피크 기간 예비율 7.9~12.9%로 ↑
정부 등, 안이한 수요 예측 해놓고 기업·국민 상대로 절전 캠페인


이번주 한낮기온이 최고 36도에 이르는 폭염이 예고되면서 정부의 전력수급 관리가 1차 고비를 맞았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용 전력 사용량 증가에 이어 가정용 냉난방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 2011년 9월 발생한 '블랙아웃(대정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최악의 경우 정부가 수급관리를 위해 일부러 전력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같은 전력수급난 기저엔 문재인 정권의 무리한 탈(脫)원전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전력당국이 안정적인 수급관리는 하지 못한 채 기업과 국민을 상대로 '전기 절약 운동'에 나서는 등 수요 감축에만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오는 20일 중부발전 서울본부를 방문해 하계 전력수급 대비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박진규 산업부 차관도 이날 전력수급 현황 점검차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를 찾는다.

산업부 장차관이 주초부터 잇따라 전력수급 현장점검에 나서는 건 이번주 폭염과 열대야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뜨거운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만나 지표면 열이 방출되지 못해 기온이 오르는 '열돔 현상' 발생시 111년 만의 폭염이 불어닥쳤던 2018년 여름 무더위가 재연될 수 있다.

특히 공급전력의 여유분을 뜻하는 공급예비율을 바라보는 시선엔 우려가 적잖다. 이번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기온이 29.4도일 때 예비율이 8.8%, 기온이 30.2도일 때 예비율이 4.2%까지 낮아진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3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30도가 넘을 것으로 예보돼, 예비율이 안정권(10%)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올 여름 전력피크 기간(7월 넷째주~8월 둘째주) 예비율 전망치는 4.2~9.1%로 지난해( 10.3~14.8%)의 절반 수준이다. 2017년 11.7%, 2018년 14.1%, 2019년 7.7~9.9%과 비교해도 모두 낮다.

예비율은 이미 지난 13일 10.1%로 떨어지는 등 안정권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당일 예비력은 8.8GW에 그쳤는데,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5.5GW 이하) 시까지 여유분이 3.3GW에 그쳤다.

에너지 업계에선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이 전력수급 불안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신한울 1·2호기(발전용량 각각 1.4GW)가 당초 예정대로 각각 2018년 4월, 2019년 2월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월성 1호기(발전용량 0.6GW)가 조기폐쇄 되지 않았을 경우 예비력이 3.4GW 증가하기 때문이다. 3기의 원전이 가동됐다면 올 여름 전력피크 기간 예비율은 현재 4~8.3%에서 7.9~12.9%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정부는 전력 수요 절감에만 기대고 있다. 문 장관은 지난 13일 당국의 전력수요 감축 요청시 약정감축량을 달성하면 보상을 받는 '수요반응(DR) 제도' 참여기업을 만나 전력수요 관리에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 한국전력은 KEB하나은행과 함께 대국민 절전 캠페인을 추진하고, 전기를 절약하면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키로 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과 안이한 전력수요 예측으로 전력대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2011년과 같은 대정전을 막기 위해 최악의 경우 전력품질을 떨어뜨리는 수단까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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