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6·25, 남북 군사충돌 누적 탓”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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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01. 오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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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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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국힘 ‘수정주의 역사왜곡’ 비판

한동훈 “공당대표의 발언 개탄”

윤재옥 “피아구분 못하는 발언”

수정주의, 소련 문서 공개전

‘美 남침 유도설’ 근거로 쓰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남북한의 크고 작은 군사충돌이 누적돼 6·25 전쟁이 발발했다는 주장을 ‘철 지난 수정주의 역사관’이라며 맹비난했다.

윤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보면) 이 대표의 안보에 대한 인식이 무엇보다 우려된다”며 “제1야당 대표가 피아 구분을 않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6·25 전쟁이 38선에서 크고 작은 군사충돌이 누적된 결과였다고 했는데, 북한이 아무리 도발해도 그냥 평화를 위해 굴종해야 한다는 뜻을 암시한다”며 “(이 대표 주장은)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의 의견으로 북한의 명백한 남침 사실을 은폐하고 민족사 최대 비극에 대해 양비론을 펼치는 그릇된 주장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대표는 “6·25 전쟁 교훈은 평화는 적의 선의에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힘에 의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6·25 전쟁 교훈을 제대로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도 이 대표 역사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6·25 발발 책임이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일어났다는 수정주의 역사관 같은 역사 왜곡을 공당 대표가 한다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한이 남침을 했다는 것은) 의견 영역이 아니다”며 “과거 소련 문서에 다 공개됐다. 얼마나 계획적으로 소련과 북한 김일성이 사전에 계획해서 벌인 일이란 점에 대해 소련 문서에 적혔다. 미국 문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왜곡에 대해 우리는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민주당에 반성과 국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6·25 전쟁 원인은 남북한의 군사충돌 결과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국회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백만이 죽고 전 국토가 초토화됐던 6·25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며 “38선에서 크고 작은 군사충돌이 누적된 결과였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북풍사건, 총풍사건처럼 정략적 이익을 위해 국민 생명을 담보로 전쟁게임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6·25 전쟁 원인을 남북한의 잦은 군사적 충돌의 결과란 이 대표 주장은 대표적인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남한과 미국이 6·25 전쟁을 유도했다는 주장의 뒷받침 근거로도 이용됐다. 1990년대 들어 옛 소련의 비밀문서들이 공개되면서 학술적으로 더는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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