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국내 증시서 11조149억원을 팔아 치웠다. 지난해 12월 1조6926억원 순매도에서 1월 들어 6조5494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뒤 이달까지 순매수를 유지 중이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한풀 꺾인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이 바닥에 다다랐다는 분석과 더불어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까지 외인의 투자심리를 끌어 올렸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 후반부 인식, 반도체 업황 바닥 기대, 빠른 중국 리오프닝 전환 등이 작용했다. 또한 외국인 입장에서 달러 기준으로 지난해 낙폭이 컸던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외국인 순매수가 가장 많이 들어온 종목은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4669억원)다. 이어 SK하이닉스(2376억원), 에코프로비엠(1891억원), 에코프로(1717억원), 삼성SDI(1433억원) 순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2차전지 기업도 3곳이나 된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내에는 LG에너지솔루션, 엘앤에프도 포함됐는데 테슬라에 이어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월 외인은 국내 장에서 6조원 어치를 넘게 사들이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31일 코스피는 2425.08에 마감하면서 1월 한 달 사이에만 8.44%가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기존 2000~2650포인트에서 2200~2800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시그널에 주목한 것이다.
지수 흐름은 기존 ‘상저하고’ 흐름을 유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화긴축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한 상황이므로 금리 수준은 작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를 향해 갈수록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통화긴축 불확실성 해소로 지수 레벨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