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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박혜나, "포장된 명성황후 아닌 '인간 민자영' 표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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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11:3014,240 읽음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박혜나 인터뷰

뮤지컬 배우 박혜나에게 지난 2019년은 화려한 해였다. 영화 <겨울왕국 2>의 엘사 역 노래 더빙을 맡아 또 한차례 전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뮤지컬 <데스노트> 일본 공연에 캐스팅되어 생애 첫 일본어 연기에 도전했고, 현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킹아더>와 <시티 오브 엔젤> 등의 뮤지컬은 물론, MBN 드라마 <우아한 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다시 한국 무대로 돌아온 박혜나가 2020년 첫 작품으로 선택한 것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였다. 명성황후가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한 팩션 작품인 <잃어버린 얼굴 1895>은 이전까지 '조선의 국모' 또는 '세기의 악녀'로만 그려졌던 명성황후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차지연과 김선영에 이어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명성황후를 연기하게 된 박혜나. 그가 그려낼 명성황후는 어떤 모습일까. 개막을 약 일주일 앞두고 연습에 몰두 중인 그를 만나 들어 보았다.

배우 박혜나

<잃어버린 얼굴 1895>(이하 잃얼)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요?
<데스노트> 일본 공연을 하고 있을 서울예술단에서 제안 왔어요. 전부터 서울예술단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섭외가 들어올 때마다 다른 작품과 겹쳐서 인연이 없었죠. 그런데 이번엔 타이밍이 맞아떨어져서 출연하게 됐습니다.
 
<잃얼> 이전 공연을 적이 있나요? 작품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나요.
()지연 언니가 하는 봤어요. 일단은 명성황후를 조선의 국모 표현하지 않은 점이 신선했어요. 무용수들의 실력도 뛰어나고요. 무대를 채우는 압도감이랄까요. 서울예술단만이 있는 이런 점이 좋아서 나도 무대에 같이 서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됐네요.
 
오랜만에 한국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것도 명성황후라는 유명한 인물을 맡게 됐어요.
명성황후에 대해서 기존에 알려진 느낌과는 많이 다르게 표현할 같아요. 명성황후도 당시 애는 썼지만, 그릇된 행동을 측면도 있거든요. 그런 점을 포장하지 않고 그냥 명의 인간으로서 접근하고자 해요. 인물이 살아 있도록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박혜나

역사극이다 보니 작품을 준비하며 공부도 많이 했을 같아요. 찾아본 역사적 내용 기억에 남는 있다면요?
흥선대원군의 쇄국 정책이 우리나라의 발전을 늦췄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대이기도 했어요. 문호를 개방하기엔 아직 준비가 상태였기 때문에 나중으로 미룬 거죠. 물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서 서로 대립했죠. 명성황후도 명이었고요. 명성황후가 보기에는 남편인 고종이 아닌 흥선대원군이 권력을 쥐고 있는  답답했을 거예요. 그래서 신문물을 도입하려 했고, 외세의 침략을 외세로 막는 일까지 생겼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안타깝고 슬펐어요. 관객분들도 시대에 대해 공부하고 오시면 작품을 재밌게 보실  있을 거예요.
 
역사를 다루지만 극적인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 작품이기도 한데요. <잃얼>에서 새롭게 덧붙인 내용 중에선 무엇이 흥미로웠나요?
잃어버린 얼굴 초점을 맞추는 재밌었어요. 명성황후를 그리는데 조선의 국모도, 시해 사건도 아닌 명성황후의 사진이 장도 남지 않았다 사실에 집중한 흥미로웠죠. 남들과는 다른 점을 거잖아요.
 
서울예술단과의 작업은 어떤가요.
10 출근, 5 퇴근이 너무 좋고요. (웃음) 단원들끼리 굉장히 끈끈해서 좋더라고요. 퇴임을 하는 선배가 기념 공연을 하고, 후배들이 배웅해 주는 모습을 지켜봤거든요. 무대 배우는 사실 남는 것도 없고, 눈앞에 보이면 멀어지고 잊히는 직업이잖아요. 이런 경험 자체가 서울예술단이라서 가능한 아닌가 싶었어요.
 
이지나 연출과의 작업은 어떤가요?
이지나 연출님과 작업인데, 배우마다 디렉션을 다르게 주셔서 너무 재밌어요. 배우의 스타일에 맞게 인물에 접근할 있도록 디렉션을 주시고, 디렉션 자체가 너무 정확하고 깔끔해요. 그래서 에너지도 많이 받고 재밌어요.
 
그렇다면 박혜나의 명성황후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황후측면이 조금 약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 황후구나하는 느낌보다는 인간 민자영이란 느낌으로 접근하려고 해요. 황후라는 상황에 처해있긴 하지만, 인간으로서 똑같이 겪었을 불안함, 두려움, 슬픔과 좌절을 이해 가게 전달하고 싶어요.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박혜나

차지연 배우와는 2015 <드림걸즈>, 2016 <위키드> 이후로 오랜만에 같은 배역을 연기하게 됐어요.
언니는 내비게이션이에요. (웃음) 언니가 <잃얼> 번째로 하는 거잖아요. 동선 같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언니랑 같이 하니까 재밌어요.
 
연습하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대사는 무엇인가요?
사실 매일 조금씩 달라요. 최근에 마음 아팠던 대사는 영익아예요. 어린 시절 설렘과 꿈을 안고 궁궐에 들어갈 영익아하고 부르는 대사가 있어요. 그런데 똑같은 "영익아"라는 대사를 나중엔 영익이가 떠나가는 순간에 하거든요. 마지막 남은 피붙이이자 유일하게 믿던 영익이가요. 이게 마음이 찢어지더라고요.
 
<잃얼> 넘버들은 어떻게 소화하고 있나요.
최대한 말하듯이 하려고 하고, 음악에 속지 않으려고 해요. 음악이 제게 주는 느낌과, 안에서 제가 표현해야 하는 드라마가 다를 때가 있어요. 넘버 잃어버린 얼굴 그렇거든요. 멜로디는 너무 아름다운데 인물이 노래를 부르는 상황은 너무나 처참해요. 멜로디를 따라가지 않으려고 신경 쓰면서 연습 중입니다.
 
새롭고 독특한 배역에 많이 도전하는 같아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하고 싶은 작품같은 사실 없어요. 그냥 저에게 오는 작품과 배역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그런데 독특하고 신선한 좋아하는 같아요. 제가 두려움이 많은 사람인데 한편으로는 똑같은 하는 되게 싫어하거든요. <킹아더> 프랑스 뮤지컬인데 쇼처럼 진행되는 형식이 재밌어서 선택했어요. <오케피> 반대로 연극적으로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라 하고 싶었고요.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것에 끌리는 같아요.
 
지난 연말 <데스노트> 일본 공연에 참여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나요?
제가 언제 이런 도전을 해보겠어요. 일본에서 일본어로 공연할 기회가 거잖아요. 너무 새롭고 신나는 거죠. 인생은 번이니까요. 가기 직전엔 괜히 하나 싶기도 했는데, 즐겁고 감사하게 마치고 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지방 공연 군데를 놓치고 아쉬웠죠.
 
일본에서 공연하는 한국과 어떻게 다르던가요?
사실 저도 가기 전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뭐가 다를까?궁금해 하며 갔는데, 똑같아요. 연습실도 똑같고. 배우들은 똑같이 공연을 더 잘 하고 싶어 하고, 관객들은 똑같이 공연을 사랑해요. 다들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고 있더라고요. 당시 반일 감정도 심했는데, 그때 제가 만난 동료들은 한국어를 배우려고 책도 사고, 한국어로 인사도 해줬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료들이 무척 소중하고 그리워요.
 
지난 2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겨울왕국> 세계 엘사 성우들이 축하 무대를 꾸몄는데, 한국의 엘사는 자리에 없었던 아쉬웠어요.
사실 저도 초청장은 받았어요. 그런데 그때 <데스노트> 마지막 공연이 겹쳐서 갔죠.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는 기회가 매력적이긴 했지만, 무대 배우로서 약속을 지키는 중요하니까요.

배우 박혜나

2013 <위키드> 주목을 받은 후로 7년이 지났어요. 그때에 비해 스스로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땐 신인 아닌 신인이었죠. (웃음) 스스로 달라졌다고 체감은 못하는 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불안하고, 나아가고 싶고, 모자란 같고, 이렇게 해도 될까? 고민을 항상 해요. 달라진 있다면 지금까지 이걸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갈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죠. 어느 위치건 새로운 고민과 문제는 생기는 같아요. 그걸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도록 애쓰면서 살아가고 있죠.
 
이번 <잃얼> 1 만의 한국 공연인 데다, 코로나19 어려운 시기에 올리는 작품이라 각오가 남다를 같아요.
공연이 있다는 어느 때보다 감사하죠. 연습실에 오면 신이 나요. 한편으론 무용수분들이 마스크를 끼고 안무를 하시느라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보면 슬프기도 하고요. 사실 지금의 이 현실이 잘 실감이 안 나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려운 시기에 발걸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공연이 누가 되지 않도록, 여러분들에게 즐거움과 힘이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2020.07.08 ~ 2020.07.26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만 7세 이상 관람가
공연 시간 150분

차지연, 박혜나, 최정수, 박영수, 김용한, 신상언, 금승훈, 강상준, 김건혜 등 출연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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