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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전 음담패설, 안주거리였어요"...래퍼 뱃사공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


[SBS 연예뉴스 ㅣ강경윤 기자] "발매 날이라 주는 애 데려갔나 보네."

30대 여성 A씨는 3년 전 우연히 본 카카오톡 단체방(단톡방)으로 비극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래퍼 뱃사공(김진우·37)의 앨범 <탕아>가 발매된 바로 다음날인 2018년 7월 19일. 당시 뱃사공과 교제 중이었던 A씨는 첫 여행지, 강원도 강릉으로 향했다. A씨가 잠이 든 사이 뱃사공은 새벽 1시쯤, A씨의 가슴 일부와 등, 얼굴이 찍힌 사진을 지인 20명 가까이 있는 단톡방에 올렸다.

뱃사공은 A씨가 잠든 사이 홀로 SNS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A씨가 잠결에 낸 소리에 당황해 황급히 방송을 끄고, 지인들이 있는 단톡방에 "역대급 당황"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리짓군즈 소속 래퍼 000은 "성방(성인방송) 스타일"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래퍼 000는 "출장(성매매) 부른 줄"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뱃사공은 A씨가 동의한 적 없는 등과 팔, 가슴 일부 등 상체가 상당 부분 드러난 사진을 단톡방에 올렸다. 얼굴 옆모습과 몸의 타투가 그대로 노출됐다. 단톡방 속 지인 000은 사진을 보고 "걔 아니네 접때(저번에)"라고 말했고, 뱃사공은 "누가 요새 여자를 일주일 이상 만나냐."고 답했다. 000은 이어 "발매날이라서 주는 애로 데꼬(데리고) 갔나 보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 000은 "형 오늘도 XX(성관계) 해?"라며 A씨 사진에 성적인 의미가 있음을 전제하고 말하기도 했다. 뱃사공은 A씨가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조건녀"라며 성매매 여성 취급을 하기도 했다. 당시 대화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모두 리짓군즈 소속 멤버들이었다.

A씨가 뱃사공과 그 지인들이 나눈 음담패설과 자신의 모습이 담긴 불법 촬영 사진을 본 건 그로부터 약 4달 뒤인 2018년 11월 경이었다.

공교롭게도, 지금 A씨의 남편이 된 래퍼 던밀스(황동현·35)의 휴대전화기에서였다.

A씨는 "뱃사공과는 강릉 여행 이후 약 일주일 만에 헤어졌고, 두 달 뒤 래퍼 치타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남편과 진지하게 만나고 있었어요. 군 입대를 하는 남편이 저에게 휴대전화를 맡기고 갔는데, 거기에 뱃사공과 남편 등 20명 가까이 있는 단톡방을 우연히 본 거예요. 제 사진과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이 있었어요. 남편은 하루에도 수백 개씩 올라오는 메시지를 일일이 보지 않아서 제 사진을 못 봤지만 전 너무 큰 수치심 탓에 괴로웠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어요. 원형탈모와 씻을 수 없는 상처도 남았어요. 남편은 그 사진을 확인한 이후 곧바로 그 단톡방을 나왔고요. 믿음을 주고 싶다며 휴가를 나와서 혼인신고를 했어요. 아무 잘못 없는 남편과 그 외 몇 명이 그 방에 있었단 이유로 피해를 입을까 봐 뱃사공을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했어요."

마음속에 묻기로 했던 사건이었지만, 던밀스 부부는 신혼 생활 중에도 "혹시 누가 그 사진을 기억하거나 저장하고 있을까 봐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쉬쉬하며 우려했던 일은 3년 만에 터졌다. 올해 4월 뱃사공이 유튜브 '바퀴달린 입'에서 "인스타 DM으로 여성을 만난다", "전 여자친구와 내 친구가 사귀면 난 친구에게 말한다. 1박 2일 여행을 갔고, 어디까지 갔냐고 물으면 성관계를 했다고 한다."고 발언을 한 것. A씨는 자신을 두고 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남편이 1년 전에 뱃사공에게 강력하게 경고했거든요. 뱃사공이 여기저기에 저와 만난 얘길 했다는 걸 알게 돼서 남편이 '더 이상 누구에게도 제 얘길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그런 방송을 한 걸 보고 제가 참지 못해서 '제 친구 얘기'라며 '자중하라'며 글을 SNS에 올렸어요. 저는 이 일로 남편과 제 신원이 드러나는 게 너무 무서워서 뱃사공이란 말도 하지 않았어요. 고소도 하지 않았어요. 피해자인 제가 특정돼 공개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힘들지만 사과를 받고 양 측 소속사가 합의문을 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뱃사공이 경찰서에 자수를 한다며 갔어요."

뱃사공의 돌발 행동 이후 A씨는 극심한 악성 댓글의 공격을 받았다. 뱃사공의 소속사는 "뱃사공이 이미 4~5차례에 걸쳐 사과를 했고 합의도 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도 (A씨를 공격할) 카드가 있다."며 압박했다. 심지어 소속사 대표의 지인인 독일 국적의 한 여성은 A씨 신상을 SNS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문제 삼는 사진에 비해 SNS에 올리는 내로남불격인 야한 사진들이 많으니까 본인이라고 못 밝히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A씨를 공격했다.

"이 자리에 나오기 일주일 전(6월 30일)에도 아내가 극단적인 시도를 했어요. 아내가 외상후스트레스 증상 판정을 받았는데, 제가 '잠깐 운동하고 오겠다'며 한 시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일이 벌어졌어요. 유서까지 썼더라고요. 다행히 아내가 정신을 차렸지만, 잠깐이라도 저와 떨어졌을 때 아내가 잘못될까 봐 하루하루 불안하고 초조해요."(던밀스)

<2020년 3월 경 촬영한 사진>

A씨는 뱃사공의 사과 이후가 오히려 더욱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고백했다. 사과를 한다던 뱃사공은 며칠 만에 SNS에 올려뒀던 형식적인 사과문을 지웠고, "양양, 나는 당당, 나는 짱짱, 나는 상당, 너는 궁디가 팡팡, 나는 앞날이 창창"이라는 노랫말이 담긴 동영상을 올려뒀다가 던밀스 소속사의 항의를 받고 삭제하기도 했다. 이달 발매된 리짓군즈 앨범과 뮤직비디오에도 뱃사공은 출연했다.

A씨는 "성범죄 피해자임이 드러나서 평생을 낙인찍혀 산다는 것이 힘들어요. 사실 지난 5월에 하혈을 하다가 2번째 유산을 했어요. 시어머니께선 '괜찮다.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해주시지만 뵐 면목이 없어요.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말기 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도 죄송해요. 저를 방탕한 여자나 꽃뱀이라고 말하는 렉카 유튜브, 심지어 남편을 조롱하는 폭력적인 댓글들을 아버지가 그대로 보고 계세요. 이 상황을 제가 설명해야 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수치스러워요."라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뱃사공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씨는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단톡방에서 A씨 사진을 놓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이들에 대한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SBS연예뉴스는 뱃사공에 입장을 물었으나 "(할 말이)없다."라는 답변만 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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