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은 독일발 항공 특송화물을 이용해 엑스터시를 밀수입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 4명을 적발해 2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22)씨는 지난해 8월 16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독일에서 항공 특송화물을 이용해 엑스터시 1050정(3150만원 상당)을 밀수입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부산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마약을 투약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를 도운 B(20)씨는 밀수된 엑스터시 200정(600만원 상당)을 A씨가 수거하도록 방조하고 함께 투약했다. 검찰은 A씨를 지난해 9월 12일 구속기소 한 데 이어 지난 12일 추가 기소했으며, B씨는 같은 날 불구속기소 했다.
또 다른 피고인 C(22)씨와 D(35)씨는 지난해 10월 19일 공모해 엑스터시 5191정(1억5000만원 상당)을 밀수입했다. C씨는 같은 해 11월 25일 구속기소 됐으며, D씨는 별건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지난 12일 추가 기소됐다.
최근 동남아 한류 열풍으로 유학·어학연수 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부산 지역 외국인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다. 부산지검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2년 69명에서 2023년 109명(57% 증가), 2024년 221명(102% 증가)으로 늘었다.
특히 베트남 국적 마약사범은 2022년 59명에서 2024년 179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해 전체 외국인 마약사범의 76%를 차지했다. 검찰은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로,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위장해 마약 밀수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에서는 어학연수생 신분의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대학교 기숙사를 마약 보관 및 투약 장소로 활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부산과 김해 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불법체류자들이 마약 밀수에 가담한 정황도 포착됐다.
부산지검은 경찰·해경·출입국·세관 등과 협력해 외국인 마약사범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대검찰청은 올해부터 베트남에 마약 수사관을 파견해 실시간 공조 수사를 확대한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 지역은 베트남 국적 외국인의 유입이 많아 관련 마약범죄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며 “유학생 신분을 이용한 마약류 밀반입과 불법체류자의 마약 밀수 가담을 적극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내외 기관과 협력해 베트남발 마약 밀수를 철저히 단속하고, 불법체류자와 마약사범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