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플레이션’에 조용히 웃는 식품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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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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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값 상승으로 설탕 제조 업체 주가 강세
식음료·제과 관련주도 도미노 상승 효과가 기대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에 설탕 제조 업체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제과 관련주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설탕 제조 업체인 대한제당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87% 상승한 4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사 역시 전거래일 대비 29.84% 오른 5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설탕 제조 업체 주가 급등 배경에는 급격히 치솟은 설탕가격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4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로 전월(127.0) 대비 17.6% 상승했다. 1월과 비교해서는 27.9% 급등한 수준으로, 2011년 10월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로 잡았을 때 이와 비교해 산출한 수치다.



설탕가격이 상승하는 배경으로는 주요 설탕 생산국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설탕 주요 생산국인 중국·인도·태국 등의 생산량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제 원유가 상승 등이 더해지면서 설탕가격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1위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의 경우 사탕수수 생산량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 증가로 수확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설탕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슈거플레이션에 설탕 제조 업체뿐 아니라 이를 원재료 사용하고 있는 과자·제과 관련주들도 도미노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 슈거플레이션에 따른 설탕가격 상승분이 아직 생산자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4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데, 슈거플레이션의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제품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빙그레·롯데제과 등 제과 업체들은 앞서 3월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는 비상이지만, 제과 업종을 비롯한 식품주 주가는 우상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업종은 2.5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식음료·제과 업종인 빙그레는 연초 대비 15.85%, 오리온은 20.89% 상승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과 업종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제조원가 비중은 12%정도”라며 “원당가격 상승 우려에도 지난해 말보다 원가부담 완화가 예상되며, 이미 단행한 가격 인상 효과로 원가부담은 제과·식음료 업종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이 실적에 반영되는 기간이 평균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식음료 업체들의 영업이익률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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