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지 매니아에 평생 운동 싫어한 키신저, 100살 장수 비결은

입력
수정2023.12.01. 오후 6:21
기사원문
박양수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향년 100세로 29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州)의 자택에서 타계했다. 사진은 지난 1998년 1월 22일 태국 수도 방콕에서 열린 미국상공회의소 주최 오찬에서 연설하는 모습.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흔히 장수의 비결은 건강한 식단, 최소한의 스트레스, 충분한 운동의 조합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100세의 나이로 타계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헨리 키신저는 그의 지인들 사이에선 장수 비결과 관련해 오랜 동안 미스터리였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계의 '거목'이었던 이 정치인은 슈니첼과 소시지 같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 데다, 운동을 극도로 싫어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스포츠를 구경하기를 좋아했을 뿐, 결코 참여하진 않았다.

고인의 외아들인 데이비드 키신저(62)는 올해 초 그의 아버지의 생존에 대해 '기적'이라고 묘사한 적이 있다. 키신저 본인 자신조차 지난 10월 마지막 TV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100세까지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그것을 목표로 살아오진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의 장수의 비밀은 뭘까. 이에 대해 아들 데이비드 키신저는 "부친의 두뇌 능력과 끊임없는 지적 자극이 부친의 장수 비결일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는 지난 5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부친은 세상과 역동적으로 소통하게 만드는 억제할 수 없는 호기심을 늘 갖고 있었다"고 썼다.

TV 총괄 프로듀서인 데이비드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기간에도 2권의 책을 완성시킨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일의 속도를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키신저는 말년에도 계속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국에서 연설에 참여했다. 오랫동안 정치직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시사 문제에 계속 참여하고 기술과 인공 지능 토론에도 참여했다.

데이비드는 "부친의 장수의 또다른 비결은 사명감"이라며 "그는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종종 희화화되었지만, 결코 냉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2022년 키신저와 함께 인공지능(AI)에 관한 책을 공동 집필한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키신저는 결코 일을 멈추지 않았고, 그것이 그를 살아있게 했다"고 말했다.

슈미트는 "그는 40세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나는 그가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일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키신저는 아내와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밤에도 일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의 장수 비결이 워커홀릭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키신저의 장수 비결에 대해 유전학적인 힘에서 원인을 찾는 해석도 제기됐다. 보스턴 대학의 '100세 연구' 책임자인 토마스 펄스에 따르면 90세가 되는 것은 30%의 유전적 요인과 70%의 생활 방식이 좌우한다고 한다. 펄스는 "키신저가 110세까지 살았다면, 그 비결의 70%가량은 유전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카고 대학의 노화센터 연구원인 제이 올스한스키 박사는 "유전학이 노화와 장수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면서 "태어날 때 유전적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 한 누구도 그렇게 오래 살 수 없다. 모든 위험 요인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키신저의 모친인 파울라와 부친 루이스 키신저는 각각 1998년 97세, 1982년 95세로 사망했다.

장수 전문가들은 장수 요인 중에는 강력한 사회적 관계, 일상생활 및 습관을 포함한 다른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한 달에 한 번 가족이나 친구들의 방문을 받은 노인이 방문 횟수가 이보다 적은 노인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도 밝혀졌다.

중국의 저우언라이(왼쪽) 총리가 미국의 키신저 대통령 특별보좌관에게 베이징 오리구이 요리를 젓가락으로 집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