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테슬라 출신’이 만든 韓 스타트업…‘테슬라 대항마’ 리비안과 손잡는다

입력
수정2022.01.07. 오후 8:1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그리너지, 리비안과 맞손…상반기 실증 돌입할듯
전장부품용 이차전지로 탑재…내년 말 공급 계약 논의 본격화
테슬라 출신 전기차 엔지니어가 설립…애플 전기차 프로젝트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능력 대폭 확대…하반기 200억 시리즈B 추진
나스닥 상장된 '테슬라 대항마'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증권거래소 앞에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의 전기차 픽업트럭 R1T가 전시돼 있다. 전기자동차 업계 1위 테슬라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리비안은 이날 나스닥에 상장됐다. 공모가는 주당 78달러(약 9만2천 원)였으며 공모가 대비 30%가량 상승한 100.73달러(약 11만9천 원)로 거래를 마쳤다. 전기차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9년부터 지금까지 아마존, 포드 등으로부터 약 105억 달러(약 12조 3천800억 원)를 투자받은 리비안의 시장 가치는 1천70억 달러(126조1천500억 원)로 예상된다. 2021.11.11 knhkn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내 이차전지 스타트업 그리너지가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배터리 기술실증(PoC)을 추진한다. 그리너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한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를 개발한 업체다. 회사는 이르면 내년 말부터 리비안에 본격적으로 이차전지를 공급할 전망이다.

회사의 배터리는 리비안이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전기 픽업트럭 ‘R1T’ 등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구동용 배터리와 달리 카메라·통신모듈 등 전장 부품에 동력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방성용 그리너지 대표는 현재 미국에 머물며 리비안 측과 세부적인 계약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설립 5년, 직원 30여명 규모의 국내 기술 스타트업이 이뤄낸 결과라고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애플과 테슬라를 거친 전기차 엔지니어가 창업했다는 사실을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창업자인 방 대표는 현대차를 거쳐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에서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R&D)을 담당한 전기차 전문가다. 테슬라에서는 ‘모델S’의 배터리팩 냉각장치를 설계했다.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 ‘타이탄’에 합류해 배터리팩 설계를 맡기도 했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SAIT) 배터리셀 수석엔지니어 출신의 조명동 박사가 그리너지 이차전지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황재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정병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각각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에서 자율주행 부품과 카메라 모듈·모터 등을 연구한 베테랑이다.

방성용 그리너지 대표. [사진 = 아시아경제DB]

실증 1년 반 진행…내년 말 공급 계약 논의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리너지는 최근 리비안과 전장(전자장치) 시스템용 배터리 실증 계약을 두고 긴밀히 협의 중이다. 회사가 정부 과제를 통해 개발한 전장용 배터리를 테스트하는 방안이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그리너지는 올 상반기부터 리비안에 이차전지를 공급해 약 1년 반 동안 실증을 진행한다.

그리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파우치형 LTO 배터리 생산능력을 가진 업체다. LTO 배터리는 이차전지 음극재로 사용되는 흑연을 LTO로 대체해 수명, 안정성 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그리너지의 LTO 배터리 ‘포테레’는 7000~1만회까지 충방전이 가능하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방전 사이클이 1000~2000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명을 7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출력 성능은 10C(Capacity)로 일반 이차전지(3C) 대비 3배 이상 높다. 충전 속도는 약 10배 빠르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180~200도에서 배터리 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하지만 포테레는 400도까지 버틸 수 있다.

그리너지가 개발한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셀. [사진제공 = 그리너지]

정식 공급시 매출 수백억…공장 증설 ‘속도’


리비안용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하면 관련 매출은 수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리너지는 실증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 리비안과 정식 공급 계약을 논의한다. 지난달 15일 기준 리비안의 주력모델인 R1T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의 사전주문량은 약 7만1000대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사전주문량(약 5만4000대)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은 리비안이 개발 중인 전기 밴 ‘EDV 700’ 10만대를 선주문했다.

이에 리비안은 50억달러(약 6조원)를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2번째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 공장은 2024년 가동하며 연간 생산능력은 40만대 규모다. 기존 일리노이 공장의 생산능력도 현재 15만대에서 20만대로 늘리고 있다. 리비안은 지난해 11월 나스닥 상장을 통해 137억달러(약 16조3500억원)를 조달했다.

나스닥 상장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CEO 스카린지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전기자동차 업계 1위인 미국 테슬라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리비안이 지난해 11월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됐다. 공모가는 주당 78달러(약 9만2천 원)였으며 29.14% 상승한 100.73달러(11만9천 원)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860억 달러(101조3천900억 원)였다. 사진은 지난 2018년 11월 27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자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1S를 소개하는 R.J. 스카린지(38) 리비안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2021.11.12 [연합뉴스 자료사진] knhkn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리너지도 생산능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LTO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4만셀에서 2023년 상반기까지 200만셀로 늘릴 계획이다. ‘실탄’ 마련을 위해 최근 KB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투자 등에서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올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추진한다. 회사는 올해 예상 매출액을 7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한편 회사 배터리는 지난해부터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첫 양산에 돌입해 발광표지판 업체와 방역로봇 업체 등에 포테레를 공급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철도(코레일)의 철도 차량용 LTO 배터리 개발 과제를 수주했고 최근 국방기술품질원의 군용차 시동배터리 과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핀란드 노면전차(트램) 업체와 미국 물류로봇 업체 등 해외 기업과도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