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크름으로 돌아가겠다”···러 침공 9주년 맞아 ‘탈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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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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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크름(크림)으로 돌아가겠다”며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9년 전 크름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됐다”며 “우리는 크름으로 돌아감으로써 평화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강제 병합 당시 러시아에 저항한 현지인들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크름반도 점령 저항의 날’이다. 9년 전인 2014년 2월26일 크름 타타르인 수천여명이 자치의회 앞에서 러시아의 강제 병합에 맞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 다음날 러시아는 크름 의회를 무력으로 장악했고, 러시아의 강제 병합 작업이 시작됐다.

젤렌스키는 크름반도에 대해 “이곳은 우리의 땅, 우리의 국민, 우리의 역사”라며 “우크라이나 구석구석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지 토착 언어인 크름 타타르어로 “크름은 자유를 되찾을 것”이라고 썼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름 주민 투표를 통해 병합이 이뤄졌다며 이곳이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크름반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지”이자 “러시아의 정신적 통합의 중심”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러시아에게 상징적인 지역이면서 전략적 중요성도 큰 곳이다. 푸틴 대통령은 크름반도 병합을 자신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여겨 왔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크름반도를 포함한 러시아의 모든 점령지를 돌려 받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왔다.

우크라이나가 결성한 국제회의 ‘크름플랫폼’도 이날 성명을 내고 크름반도의 우크라이나 반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유럽연합(EU)과 각 회원국들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일본 등 46개 기관·국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 강제병합 시도가 불법이라는 점을 변함없이 다시 한번 강조하고, 외교적이고 제한적인 압박 수단으로 러시아의 불법 행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 성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미 국무부는 이날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탈환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요한 것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동부 영토를 되찾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크름반도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것은 나중에 해결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에는 미국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꿔 크름반도 공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는 뉴욕타임스가 이 같이 보도하자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공격한다면 분쟁은 새로운 수준으로 격화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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