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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섹스해봤어?" 자녀의 돌발질문에 답하는 방법

2022.10.14. 오전 12:00
by 노하연

초등학교 둘째놈이 갑자기 "아빠 섹스해봤어?" 물어보길래

순간 당황해서 아직이라고 했다.

트위터 @redsky

몇 년 전 트위터에 올라온 위 글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갑작스럽게 훅- 들어오는 자녀의 성적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할지 고민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겁니다. "아빠 섹스해봤어?"라는 아들의 질문에 여러분은 뭐라고 답하실 건가요?

사연의 주인공은 "아직"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의 호기심은 풀리지 않았나 봅니다. 엄마에게 가서 동일한 질문을 했다고 하네요. 사연자의 아내분은 "해봤다"고 답하고 아들은 누구랑 해보았냐며 질문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사연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죠.

참 웃픈 에피소드지만 마음 한켠에 걱정이 쌓여갑니다. 우리 아이였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보통 사춘기 이후의 청소년 자녀는 부모에게 성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가족 내에게 금지어이기 때문이죠. 서로가 불편해지고 싶지 않아서 성적 대화를 피하다보면 아이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어있고, 그 때가 되어 '성'적 대화를 하려니 어색하고 힘듭니다. 간혹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아이가 연애를 시작한지 꽤 되었는데 콘돔을 주어야 할까요?"

갑자기 콘돔을 건내주며 성적 대화를 시도한다면 자녀는 화들짝 놀라 도망갈 것입니다. 성적 대화란 충분한 친밀감과 신뢰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성적인 대화는 늦어도 초등학교 때부터는 꾸준히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춘기 이후 중고등학생 자녀와 성적대화를 시작하는 방법도 추후에 에피소드로 게시될 예정입니다.)


자녀의 질문에 대응하는 방법

자녀가 성적인 질문을 하는 순간이 성적대화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몇 가지 규칙만 기억한다면 편안하게 성적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첫번째. 자녀의 질문에 반문하기

우선 자녀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주세요. 왜 궁금해졌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물어보고 그에 따라 필요한 답변을 해주세요. 이 때 자녀가 갖고 있는 사전 정보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위 사연에서 초등학생 아들이 "아빠 섹스해봤어?"라고 물었죠. '섹스'라는 단어는 교과과정에서 따로 배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단어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맥락을 양육자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라

아빠!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

아빠

아빠가 설명해줄게! 근데 그게 왜 궁금해졌어?

라라

지선이가 동생이 생겼어! 지선이네 엄마 뱃속에서 나왔대

아빠

지선이에게 동생이 생겼구나! 축하할 일이네.

엄마한테 있는 난자 아기씨랑 아빠한테 있는 정자 아기씨가 만나면 아기가 될 수 있어.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다가 엄마에게 있는 길을 통해 바깥으로 나와!

라라

난자랑 정자는 어떻게 만나는데?

둘째, 솔직하되 필요한 이야기만!

자녀가 질문을 했을 때 호기심을 해소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상적인 이야기는 오히려 궁금증만 자극할 뿐이죠. 꾸밈없는 사실을 명확하게 얘기해주는 방법이 좋습니다. 이 때 정확한 단어의 사용과 구체적인 설명은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탄생에 대한 교육을 할 때 '서로 사랑하면', '껴안고 자면 아기가 생겨'와 같은 설명은 옳지 않습니다. 성관계를 말하는 것이 성인이 느끼기엔 민망하고 야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동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성'에 대한 관념이 생기기 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