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 적자폭 확대되나... 재고일수만 40주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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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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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서버용 D램 가격 25% 이상 하락 전망
SK하이닉스, 4분기 적자 1.4조원 수준 전망
”재고일수만 40주 육박…위험수위 올랐다”
’감산 시기 너무 늦었다’…비판론도 제기
삼성, 낸드·SSD·파운드리로 실적 리스크 분산

SK하이닉스 M15X 공장 전경. /뉴스1

세계 D램, 낸드플래시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더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오는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이 당초 예고한 것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다음 분기에 적자 전환이 유력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더 적극적인 감산으로 이익 방어에 나섰어야 했다는 실책론도 제기된다.

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25.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들이 감산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처럼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버용 D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비롯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D램의 수익성 악화는 뼈아픈 대목이다. 솔리다임(구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인해 떠안은 누적손실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수익창출원이나 다름없는 D램의 수익 감소로 인해 전반적인 실적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인 이유는 재고 수준이 위험수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오는 4분기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공재고를 포함한 재고일수를 39.5주로 관측했다. 반도체 기업의 재공재고는 원재료인 웨이퍼 상태로 보관돼 있는 물량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재고치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며 “지금 쌓인 재고만으로도 내년 한 해 영업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적자폭을 더 늘려 잡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SK하이닉스의 영업적자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당초 전망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D램 가격으로 인해 적자폭이 1조4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4분기 SK하이닉스 D램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보다 무려 100% 이상 하락한 78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한편 낸드플래시 손실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2년 하이닉스가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부터 적극적인 방어 태세를 취했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글로벌 시장 악화에 따라 내년 1분기부터 생산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지만 D램 시황의 급격한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한 시장 상황 악화가 예상된다. 옴디아와 IC인사이츠, 트렌드포스 등 다수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IC인사이츠는 통상 하반기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D램 시장 매출이 상반기(490억달러)보다 40% 줄어든 29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봄. 트렌드포스는 재고 급증과 제품 가격 하락에 4분기 낸드 시장 매출이 전분기보다 20%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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