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손 대면 이상 급등" 이브이첨단소재, 신박한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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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26.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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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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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 기업 최상위에는 온영두 이사의 1인 회사인 '에스엘홀딩스'
"CB와 무상증자 등으로 지분을 늘리고, 주가가 급등했을 때 CB 매도로 차익을 실현"
(이브이첨단소재 홈페이지)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브이첨단소재는 여러 기업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온영두 이사가 있다. 온 이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테마(주제)를 타고 주가가 오르면 전환사채(CB) 물량이 쏟아지고,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브이첨단소재(131400)의 CB 전환 물량인 총 859만5992주가 오는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주당 발행가격은 1767원(848만8964주), 2803원(10만7028주)이어서 상장과 동시에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상장주식수의 17.8%에 달하는 물량이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브이첨단소재의 자회사인 다이나믹디자인 역시 연초 인도네시아 니켈광산사업이 부각되면서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주가가 240% 올랐지만, 4월 들어 CB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연달아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브이첨단소재는 지난해 자본감자를 겪으면서 연초만 해도 주당 953원짜리 주식이었다. 이후 이브이첨단소재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19일에는 장중 1만7780원까지 오르면서 4개월 새 주가 수익률이 1765%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주가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이브이첨단소재의 지배구조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브이첨단소재의 최대주주는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089140)라는 회사고, 넥스턴바이오의 최대주주는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204630)다. 그리고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최대주주는 에스엘바이오닉스(214310), 에스엘바이오직스의 최대주주는 에스엘홀딩스다.

즉, 에스엘홀딩스→에스엘바이오닉스→스튜디오산타클로스→넥스턴바이오→이브이첨단소재→다이나믹디자인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실상 지주사 격인 에스엘홀딩스는 온영두 이사의 1인회사로 알려진다.

연 초까지만 해도 온 이사는 이브이첨단신소재, 넥스턴바이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에스엘바이오닉스의 기타비상무이사였지만, 최근 에스엘바이오닉스의 상장폐지 심사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3월 주주총회 이후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해당 기업들의 공통점은 주가가 이상 급등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급등하면 CB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어졌고,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절차를 거쳤다.

넥스턴바이오는 지난 2021년 6월25일 장 중 1만34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6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역시 2021년 당시 3000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현재 800원대의 동전주가 됐다.

에스엘바이오닉스는 지난해 12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담보제공 체약 체결 등을 공시하지 않은 탓에 벌점이 38점이나 쌓였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온 이사는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 들어와 CB와 무상증자 등으로 지분을 늘리고, 주가가 급등했을 때 CB 매도로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브이첨단신소재에 최대주주 넥스턴바이오가 등장하던 시기는 지난 2021년 7월21일이다. 이전 최대주주로부터 주식 205만1282주를 양도받으며, 지분 8.8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유상증자와 CB 발행 등으로 거쳐 넥스턴바이오는 이브이첨단신소재의 지분을 23.49%까지 늘렸다.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액은 1216원, CB 전환가액은 1700원 수준으로 지금 주가와 비교하면 4배 이상 평가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 CB 매물이 쏟아진 후에는 주가가 급락해 손실이 커질 수 있고, 재무구조가 부실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도 적합하지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브이첨단신소재는 특정 개인의 지분으로 이어져 있고, 모두 이상급등과 급락을 거쳤던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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