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암 잡는다?" … 치열해지는 '항암백신' 개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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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4. 오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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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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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기능 활성화해 암 치료하는 기전
환자 종양 샘플 채취하는 '맞춤 백신'도 가능

mRNA 백신 기업 모더나, MSD와 손 잡아
바이오엔텍은 제넨텍·리제네론과 연합
국내에서도 애스톤사이언스·제넥신 등 나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백신으로 암을 치료하는 시대가 올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항암 백신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들이 개발을 위해 원천기술을 가진 바이오텍들과 손을 잡는가 하면 국내 기업들도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전문기업 모더나는 MSD(미국 머크)와 손잡고 암 치료용 백신 개발에 나섰다. 주인공은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PCV) 'mRNA-4157/V940'이다. MSD가 공동 개발 및 상업화 옵션을 행사하면서 모더나에 2억5000만달러(약 3579억원)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일약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mRNA-4157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임상 2상(KEYNOTE-942)을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 단독 투여군을 대조군으로 해 고위험 흑색종 환자의 보조 치료요법으로서 효능·안정성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 환자 등록을 마쳤고 올해 4분기 중 주요 데이터를 공개한다.

암 치료용 백신은 백신을 통해 암 환자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거나 증폭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원리다. mRNA-4157은 종양 돌연변이에 기초한 T세포 반응을 유도한다. 특히 각 환자의 종양 샘플을 채취해 개인의 변이 특성에 맞춰 백신을 만드는 '맞춤 백신'이다.

모더나는 이외에도 KRAS 변이 항암 백신 'mRNA-5671', PD-L1 타깃 항암 백신 'mRNA-4359'도 개발하고 있다. mRNA-5671은 임상 1상을 진행중이고, mRNA-4359는 적응증 탐색 단계다.



다만 현재까지 항암 백신으로는 덴드레온의 '프로벤지(provenge)'가 2010년 전립선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덴드레온도 상업화에 난항을 겪으며 한때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고,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mRNA, DNA 등 다양한 백신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항암 백신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시장 조사기관 앨리드 마켓 리서치는 글로벌 항암 백신 시장이 2020년 33억4500만달러(약 4조7840억원)에서 연평균 14.6%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7년 73억342만달러(약 10조445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항암백신 개발 경쟁이 점차 고조되면서 합종연횡도 이뤄지고 있다. 화이자와 함께 mRNA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를 개발했던 독일의 바이오엔텍은 현재 제넨텍(로슈 자회사)과 함께 mRNA 기반 PCV 'BNT122'와 제넨텍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병용 요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BNT111', 'BNT116'은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와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에 쓰였던 바이러스벡터 원천기술을 가진 백시텍도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VTP-600'의 임상 1·2a상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업체들이 항암백신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애스톤사이언스와 제넥신은 이미 글로벌 임상까지 진행하고 있고, 셀리드, 파미셀, JW크레아젠 등도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AST-301', 'AST-302', 'AST-201' 등 다양한 플라스미드 DNA(pDNA) 기반 항암 백신을 임상에 진입시켰다. AST-301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호주·대만에서 키트루다 등과의 병용 투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

제넥신도 지난달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DNA 백신 'GX-188E'를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 2상의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총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키트루다 단일요법 9개월 대비 17.2개월로 크게 높아졌고, 객관적 반응률(ORR)도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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