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이 인터뷰 기사가 나온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의 협상 개입에 회의적이었던 서방국가들의 인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이 갈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면서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중국이 전쟁을 중재할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불법 점령만 용인할 뿐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외교부 명의의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며 '러시아군 철군'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의 철군은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는 사안이다.
'1970년대 중국의 개방으로 세상이 더 나아졌느냐 아니면 더 위험한 곳이 되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국제 시스템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만 답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 정부들이 추구한 외교정책 중 긍정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75년간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라고 밝혔다.
CBS는 키신저가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여러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하루 15시간 일하며,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임에 변함이 없다고 짚었다.
최근 그가 심취한 주제는 인공지능(AI)이다. AI를 완벽히 통제할 수 없으며 전쟁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키신저는 지난 2021년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허튼로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함께 『AI 이후의 세계(The Age of AI)』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오는 22일 국내에서도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