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헤어샵 매각 난항에…카카오, 투자사에 500억 물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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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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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철수 후 와이어트 매각 난항
카카오인베, 투자자 지분 되사기로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헤어샵 운영사인 와이어트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되사기로 했다. 카카오가 헤어샵을 접고 와이어트 매각이 불발되면서 투자자들이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기로 하면서다.

3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와이어트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주주에게 팔고자 하는 지분 규모 등을 파악하고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와이어트 지분 24.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들과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른 것이다. 와이어트가 팔리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와이어트는 1998년 설립된 뷰티샵 고객관리 솔루션 업체다. 2015년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되고 카카오헤어샵을 운영해왔다. 이후 다수 사모펀드와 투자조합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2021년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IBK기업은행, 키움증권, 어니스트벤처스 등으로부터 48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 계열사와 협업해 기업공개(IPO)까지 진행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한 투자다.

그러나 투자 두 달 만에 카카오는 돌연 헤어샵 철수를 발표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터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지면서 결국 카카오는 와이어트 등 계열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헤어샵 서비스도 접었다.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서 카카오헤어샵을 빼고 서비스명에서 '카카오'를 뗐다.

문제는 와이어트 새 주인 찾기가 난항에 빠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EY한영을 주관사로 하고 1000억원에 헤어샵 서비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카카오 후광효과가 사라지면서 몸값이 떨어지고 매출도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와이어트 매출은 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억원 줄었다. 영업손실은 38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 방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약속한 6월 말까지 매각이 불발되면서 풋옵션을 행사하게 됐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이들 지분을 거두려면 5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투자 원금에 연 4%의 이자율을 가산한 금액이다. 다만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20억원. 이에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로부터 200억원을 단기차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와이어트 매각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투자사들과 복잡한 이해관계는 정리되지만 새 주인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헤어샵 사업 철수에도 불구하고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이유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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