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희룡 "LH·국토부 카르텔 근절"… 대수술로 환부 도려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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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28. 오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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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국토부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 근절을 위해 메스를 대겠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언론 정례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천명했다. 원 장관은 "이권의 담합 고리가 되고 있는 전관은 강도 높은 수술, 외부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전관에 대해 LH와 국토부가 가장 강하게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림막만 치면 무법지대가 되고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실력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과는 시대적 단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 자체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대겠다"고 밝혔다. LH만 때리고 왜 국토부는 남 이야기하듯 하느냐는 지적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이 칼을 대겠다는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은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최근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LH 발주 아파트의 무더기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다시 불거졌다. 이는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어느 곳 하나 제 역할을 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관리 감독만 철저히 했더라면 중간 과정에서 부실이 바로잡혔을 것이다. 근본 원인은 전관예우, 행정편의주의, 무사안일 등이다, 한마디로 뿌리 깊은 이권 카르텔이 낳은 후유증이다. LH를 두고 '엘피아(LH+마피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 그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따라서 LH는 해체 수준의 수술이 필요할 것이다.

국토부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퇴직 이후 밥벌이를 위해 건설 관련 협회 등 건설업계로 재취업하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따라서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국토부 개혁이 우선돼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이참에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시늉에 그친다면 안 하느니 못하다. 원 장관은 천명한 대로 대수술로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일관성 있게 끝까지 밀어붙여 이권 카르텔을 깨야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뼈를 깎겠다는 각오로 LH와 국토부의 환골탈태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건설업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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