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기도 중 목 졸라 신도 사망…60대 목사, 항소심도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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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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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십자가. 교회. 목사. 안수기도. -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수기도를 하다가 70대 신도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60대 목사가 2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 목사(61)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 목사는 2018년 12월 17일 오후 3시 21분쯤 인천시 계양구 한 교회에서 안수기도를 하던 중 B(77·여)씨의 목을 양손으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목사는 바닥에 누운 B씨의 머리를 양 손가락으로 누른 후 눈과 입, 목 부분을 손으로 눌러서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후 체중을 이용해 가슴 부분을 손으로 반복하여 누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으나, A목사는 “악령의 집을 파쇄한다”며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B씨는 같은날 오후 3시21분쯤 경부압박으로 인한 급성심장사로 사망했다.

A 목사 측은 1심 당시 “체중을 이용해 목,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른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비정상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적이 없어 위법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B씨의 목부위에 눌린 흔적과 멍이 있는 점 △A목사의 행위는 통상적인 안수기도의 방식과 정도를 벗어난 점 △B씨가 비명을 지르고 기절했음에도 이를 방치한 점을 고려해 A 목사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정당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어 “대법 판례를 보더라도 종교적 기도행위가 의료행위인 것 처럼 사람을 끌어들이거나, 기도 행위로 다른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경우라면 이는 정당행위라 볼 수 없다. 이는 피해자 측의 승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A씨는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A씨는 실형선고를 받은 것을 포함해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 목사와 검찰은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A 목사는 원심에 이어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돈을 받지 않고 신도들에게 안수기도를 해왔으니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이 옳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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