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에 빠진 영끌 2030 "집값↓ 금리↑,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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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3. 오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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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
2030 "집값 하락·대출이자도 걱정"
한은 "금리 계속 올라가면 부동산 추가 하락 가능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면서 부동산 거래시장의 빙하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매일 네이버부동산만 보고 있는데, 집 팔기는 글렀네요. 이번 생에 강남은 꿈도 못 꾸겠어요." 2년 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24평 아파트를 구매한 김민하씨(35)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집을 샀으나 오르는 금리에 속이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 기준금리가 3%대가 된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만이다. 코로나19 시기 집을 구매한 2030 영끌족들의 절규가 금리 급등기에 접어들며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미 매매 앞 자릿수가 한 번 바뀐 가운데, 추가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나은미씨(36)는 "7억5000만원에 산 집이 9억원 초반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8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앞 자릿수가 한 번 더 바뀌면 샀을 때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것인데 손해를 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권에 집을 산 2030들도 서울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한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집을 구매한 정모씨(35)는 "당장 죽전에 자리 잡았지만 향후 아이들 교육 때문에 서울로 꼭 상경하고 싶단 생각이 있었다"며 "경기권은 서울보다 하락폭이 더 심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변동금리 더 오르면 어쩌나 '아찔'…매매 분위기도 꺾여


변동금리로 집을 산 사람들은 특히 타격이 큰 상황이다. 장석원씨(37)는 "금리가 끝도 없이 오르면서 월 이자를 당초보다 20만원정도 더 내고있다"며 "향후 미국 상황에 따라 금리가 더 오르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을 구매한 이윤주씨(27)는 "집값은 더욱 떨어지는데 갚아야 할 대출 금리만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아 팔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 오르자 매매 분위기도 꺾였다. 지난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 수는 총 41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거래건 1만1966건의 35.0%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10년간 부동산을 운영한 이모씨(48)는 "최근에는 전세 수요가 1년과 비교해 2배 정도 많아졌다"며 "전세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2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억원대 전세는 나오자마자 빠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 역시 추가 하락을 예고해 영끌족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올해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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