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시작" vs "아직 아냐"… 전국 아파트값 혼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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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15.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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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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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심리 확대

매매 가격 5개월째 하락폭 둔화

"역전세에 또 하락할 것" 분석도


서울과 인천의 아파트 가격이 1년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집값 하락도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둔화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반등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선호도가 높은 단지에서의 급매 등이 일부 소진되면서 하락세가 소폭 진정된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와 시장의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전월 대비 0.22% 떨어졌다.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1.98% 하락한 이후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올해 △1월 -1.49% △2월 -1.15% △3월 -0.78% △4월 -0.47%로 5개월째 하락 폭이 줄고 있다.

서울 노원구(0.06%)와 용산구(0.03%)는 상승 전환한 반면, 강북구(-0.31%)와 도봉구(-0.29%)는 하락세가 지속되며 서울 전체의 주택 가격은 0.11% 내려갔다. 경기(-0.24%)와 인천(-0.12%)을 포함한 수도권은 0.18% 하락하며 낙폭을 줄였다. 5대 광역시(-0.42%)와 지방(-0.26%)도 전달대비 하락 폭이 축소됐다.

이런 추세에서도 서울과 인천의 아파트 가격은 월간 기준으로 1년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사기 이슈가 지속되며 연립이나 다세대 선호도는 하락했지만, 아파트는 시장 회복 기대심리 속에 선호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물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역전세가 나타난 전세시장도 가격 하락 폭이 줄었다. 5월 주택가격동향에서 전세가격은 0.31% 내려 전월(-0.63%) 대비 하락 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이 이날 함께 발표한 '6월 2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해 전주(-0.02%) 대비 하락 폭이 소폭이나마 줄었다.

전국적으로는 하락세지만, 수도권은 0.02% 오르며 전주(0.01%)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특히 서울이 0.03%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3구인 송파구(0.28%), 서초구(0.16%), 강남구(0.11%)는 주요 단지 위주로 올랐고, 영등포구(0.01%)는 개발 기대 심리로 상승 전환했다. 강북도 은평구(0.04%), 광진구(0.01%) 등이 소형 위주 매물 소진 영향으로 상승 전환했으나, 노원구(-0.03%)는 구축 위주로 하락하는 등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지방(-0.03%)은 한주 전(-0.05%)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지만, 세종은 0.17% 상승하며 지역별 편차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도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5월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2.0으로 전월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91.5)부터 5개월째 오름세다. 이 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4 미만은 보합 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서울의 주택 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4월 110.3에서 5월에는 117.3으로 상승했다. 6개월 연속 지수가 올라 지난해 4월(123.7) 이후 1년 1개월 만에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 경기도의 주택 매매 소비심리지수도 4월 110.8에서 5월에는 115.8로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의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가 5월 127.3으로, 전월보다 6.7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 국면을 유지했다.

이렇게 상승 전환 지표들이 나오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실제 반등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급매 위주의 매물 소진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표본조사 통계 상승은 지속적인 규제완화 효과에 15억원 대출 제한 폐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작년의 집값 하락은 외환위기 이후의 최대 낙폭을 보였다. 워낙 많이 빠졌던터라 서울만 일부 회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면서도 "지방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이다. 주택시장이 지역 동조화보다는 각개전투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며 "매수자들이 급매물에만 관심을 가질 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아 거래량이 뒤따르지 못해 '불안한 반등세'로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 역시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추세는 '반등'으로 볼 수 없다. 시장에서 매물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매수 수요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역전세 문제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 또 한번의 하락이 예상된다. 빠르면 올해 가을부터, 늦어도 내년 초에 다시 빠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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