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의 릭 스콧 상원의원을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가까운 인사들이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긍정적인 코멘트를 해 미국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을 거론한 데 대해 스콧 상원의원은 지난 13일 “공산주의 중국 정부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중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의원은 VOA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최근 계엄령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국민 담화에서 미국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공산주의 중국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세계 어느 곳이든 우리 삶의 방식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콧 의원은 “한국은 훌륭한 동맹국”이라며 “한국을 계속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스콧 의원은 “한국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부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무인기를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가 적발된 사건과 지난달 40대 중국인이 국가정보원을 촬영하다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며 “하지만 현행 법률로는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간첩죄로 처벌할 길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윤 대통령이 중국인이 연루된 간첩 사건을 거론한 데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측의 언급에 깊은 놀라움과 불만을 느낀다”며 특히 “한국 측이 내정 문제를 중국 관련 요인과 연관지어 이른바 ‘중국 간첩’이라는 누명을 꾸며내고, 정상적 경제 및 무역 협력을 먹칠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담화에서 언급한 미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VOA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윤 대통령이 거론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에 대해 “언급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이에 대한 브리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일 대사를 지낸 해거티 의원은 다만 “윤 대통령이 한국에서 매우 도전적인 정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VOA는 보도했다.
VOA는 “미 의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해제시킨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VOA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과 그들이 선출한 입법부가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서는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봤다.이는 정말 큰 영감을 줬다”고 했다.
한국계인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11일 SNS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확신한다”며 “한미일 관계를 약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