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줄어든 임금격차… ‘인력 쟁탈전’ 본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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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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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빅3’ 조선사의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에 허덕이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재출범하면서 임금을 파격적으로 올린 게 조선 업계 전체의 임금 상승 행렬을 견인하고 있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주요 조선사가 대규모 채용에 나선 만큼 ‘뺏고 빼앗기는’ 인력 쟁탈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 직원의 평균 임금은 3800만원이다.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이 1~6월 받은 급여의 평균치다. 지난해 3300만원에서 500만원 인상됐다.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4052만원)과 삼성중공업(4000만원)도 직원 연봉을 올렸지만, 한화오션과의 격차가 줄었다. 각각 252만원, 200만원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이 격차가 347만원, 500만원이었다. 조선 업계에선 한화오션이 지난 5월 출범한 뒤 단행한 임금 인상이 경쟁사와의 차이를 좁혔다고 진단한다.



한화오션은 경영 정상화를 내걸고 기존 직원의 처우 개선에 나섰다. 동시에 인재 유치에도 뛰어들었다. 실제 한화오션은 사무직 직원의 연봉을 최대 1000만원 올렸다. 이와 함께 현장 직원 노동조합과도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을 지난달에 마무리했다.

호황의 바람을 타고 빅3 조선사의 직원 수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화오션의 직원 수는 8682명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8569명에서 1년 만에 113명 늘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지난해보다 직원 수가 138명, 366명 증가한 1만2897명, 934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인력을 줄이기만 하던 모습과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함께 HD한국조선해양 소속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임금과 직원 수가 모두 증가했다.

조선 업계에서는 완연한 호황기에 접어든 것과 맞물려서 인력 쟁탈전이 심화한다고 내다본다. 대형 조선사들은 앞다퉈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걱정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발(發) ‘임금 인플레이션’으로 직원 처우와 복지가 개선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조선사들이 인력을 빼앗기지 않으려 앞다퉈 임금을 올리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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