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기술 1위로 'AI 에이전트'
업무 자동화, 생산성 향상 실현
인간 비서나 직원처럼 자율업무
세일즈포스, 기업용 AI에이전트
출시 한 주 만에 200곳서 채택
MS·구글·카카오 등 잇단 개발
사람처럼 컴퓨터 사용 기능도
"개인정보 보안 강화 필요성 대두"“내년에는 사람들의 일상을 돕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내년이 AI 에이전트 보급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발언이다. 주요 기업은 관련 기술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미 세일즈포스는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세일즈포스의 3분기 매출은 94억4000만달러(약 13조3600억원)로 전년 동기(87억2000만달러) 대비 8.3% 증가했다. 최근 출시한 기업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포스’의 성공적인 안착 덕분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24일 출시 이후 한 주 만에 200개 이상의 기업이 에이전트포스를 채택했으며, 4분기엔 천 건 이상의 계약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IT 기업들은 이미 올해부터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2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4’에서 AI 에이전트 생성 프로그램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정식 출시했다. 기업이나 업무의 특성에 맞춘 자율 비서를 사용자가 직접 생성할 수 있다. 회의가 잦은 회사에선 별도 지시 없이도 ‘팀즈’를 활용해 통역과 회의 내용을 요약하는 챗봇을 만드는 식이다. 채용 담당자는 링크트인과 같은 채용 및 구직 플랫폼에서 구직자 정보를 자동으로 정리해 받을 수도 있다. 구글 역시 AI 에이전트 ‘자비스’를 일부 개발자 대상으로 내놨다.
국내에선 카카오가 내년을 목표로 AI 에이전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공개한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는 ‘카나’와 ‘나나’라는 이름의 AI 에이전트가 적용된다. 이용자의 대화 내용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나나는 이용자가 별도로 지시하지 않아도 대화 내용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챙겨야 하는 일정이나 중요 업무 마감일을 먼저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의 부상으로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넘어 컴퓨터 인터페이스와의 상호작용 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10월 사람의 컴퓨터 사용 패턴을 모방해 복잡한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컴퓨터 유즈’ 기능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AI 에이전트가 컴퓨터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마우스 커서와 키보드를 제어해 실제 사람처럼 작업을 수행한다. 오픈AI도 내년 1월 비슷한 기능을 적용한 ‘오퍼레이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기술의 배경에는 ‘멀티모달’ AI 기술의 발전이 있다. 멀티모달은 문자 외에도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은 텍스트 중심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인간처럼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앤스로픽은 컴퓨터 유즈 기능을 선보이며 “이 기술은 멀티모달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며 “컴퓨터를 작동하기 위해 화면 이미지를 분석하고 작업 시점과 방법을 추론하는 능력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보급되면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문제가 더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가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려면 민감한 기업 정보나 개인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불가피하다”며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더욱 엄격한 기준과 체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