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후 5개월 만에 50% 아래 추락
최고위원 설화·'도·감청 의혹' 등 악재 겹쳐
TK연고 없는 윤 대통령에
콘크리트 지지층 결집 약하다는 분석도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5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에 이어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에 관한 부실 대응 등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중도층 이탈에 더 해 ‘집토끼’로 꼽히는 보수층 지지까지 흔들리면서 당 지도부가 총체적 위기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중 핵심은 보수 텃밭인 TK 지지율의 이탈이다. 국민의힘 TK 지지율은 48.4%로 전주(54.6%) 보다 6.2%포인트 하락했다. TK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도리어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TK 지지율이 39.6%로 전주 보다 9.2%포인트 급등했다.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 등 정부를 둘러싼 논란이 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통상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도와 함께 움직인다. 여기에 이번 지도부가 ‘당원 투표 100%’로 꾸려져 출범 초기부터 ‘당정일체’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TK 지지율(긍정평가)도 50% 아래인 44.8%로 집계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위원은 “야권의 공세가 아니라 최고위원 설화 등은 여권 내부에서 부정 이슈가 발생한 상황이어서 보수층이 무조건 결집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보수강세 지역에서 해당 사안을 더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TK 지지세 하락이 윤 정부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보수 진영 측 대통령은 대게 영남 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중 김영삼 전 대통령(부산)을 제외한 박정희 전 대통령(경북 구미), 이명박 전 대통령(경북 포항), 박근혜 전 대통령(대구)이 TK에 뿌리를 뒀다. 다만 윤 대통령은 서울이 고향인 데다 국민의힘도 2021년 7월 입당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당대표 불출마 압박 등 온갖 잡음을 내면서까지 김기현 대표 체제를 만들었는데 성과가 미비하자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