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바닥, 3분기 지하?"…주식·부동산 악화에 증권업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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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9. 오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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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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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증권업황이 악화일로다. 하반기 실적 개선을 예상한 시장 참여자들 기대와 달리 3분기에도 '어닝 쇼크'가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 시장, 부동산 시장이 모두 휘청인 탓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개 증권사(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의 연결 기준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5.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2%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낙폭이 가장 크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 7524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3분기 추정치는 1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시장 상황이 좋았던 데다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이 반영되면서 올해 역기저 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2146억원에서 올해 3분기 925억원으로 지배주주순이익이 -56.9% 줄어들 전망이다. 이어 미래에셋증권 -52.1%, 삼성증권 -51.8%, 키움증권 -39.4% 순이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도 주식 등 위험자산 경계심이 확대된 데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수익성 악화 우려가 증권사의 대출 자산과 IB(기업금융) 실적 하락 우려를 키운 영향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9월초만 해도 2분기 대비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 개선 기대감이 있었지만 중순 이후 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3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40.1%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상승과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글로벌 부동산 가격 하락도 확산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 미매각 수익증권의 평가 손실 우려 또한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으로 연결되는 주식시장 거래대금도 매분기 감소세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8252억원으로 전 분기 17조2204억원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했다. 26조원을 웃돌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47.3% 쪼그라든 규모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9월 기준 17조1648억원으로 2020년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9월에는 24조원을 웃돌았다. 신용공여 잔고는 증권사 이자 손익으로 이어진다.

상반기 실적 성장세를 유지한 메리츠증권도 올 3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메리츠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매출에서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기업 대출 중심으로 이자 이익을 거둬 그동안 양호한 실적을 내왔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거시경제 변동성 확대로 6개년 만에 순이익이 역성장할 전망"이라며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트레이딩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1% 감소했고 부동산PF 신규 딜이 급속도로 줄어 관련 수수료 수익 둔화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전문가들은 부진한 증권업황이 올해 3분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간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시장 침체 또한 장기간 계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증권업종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되고 있다.

5개 증권사의 지난 6월30일과 이달 16일 목표주가 컨센서스를 비교해 보면 3개월여 만에 평균 16.7% 하락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22.3% △한국금융지주 -20.3% △삼성증권 -15.0% △NH투자증권 -13.7% △키움증권 -12.0%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실적 부진을 견인하는 브로커리지와 IB의 수익 감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부동산PF와 자기자본투자로 인한 대손 비용, 평가 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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