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가짜 뉴스’에 속는 것인가, 알고도 속는 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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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과거 "광주 폭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해 민주화 성지로 만들고 민주화 유공자법까지 만들어 국민의 세금을 빨아먹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가짜 뉴스'를 근거로 국민의힘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강력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사실 확인은 뒷전이고 증오를 부추겨 상대편을 공격하려는 의도에서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고 본다.

더 나쁜 것은 그 후속 태도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논평의 근거가 됐던 내용이 '가짜'임이 드러나자 "논평은 철회합니다. 보도에 참고 바랍니다"란 내용만 남기고 홈페이지에서 논평을 삭제했다. 그러면서도 논평을 삭제한 배경(가짜 뉴스)을 설명하지 않았다. 권 대변인의 논평을 본 사람 중에는 여전히 '박은식 비대위원이 그런 발언을 했다'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거짓에 근거한 악소문이 퍼지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바로잡지 않는 것이다.

민주당이 '가짜 뉴스'에 속는 것인지 '가짜 뉴스' 제조 및 확산에 협업 또는 동조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정황도 많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와 관련, 이를 보도한 '더탐사'와 "협업한 것은 맞다"는 발언을 했다. 2022년 11월 민주당 대변인 시절에는 이재명 대표와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의 비공개 면담 내용을 조작해 기자들에게 발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 음성 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라는 가짜 뉴스를 유권자 475만 명에게 보냈다. 가짜 뉴스임을 몰랐을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핵폭탄급 가짜 뉴스'를 선거 직전 퍼 날랐다는 점에서 가짜 뉴스 확산에 동조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일개 유튜브 방송이나 개인이 가짜 뉴스를 퍼 날라도 문제가 심각하다. 하물며 공당과 대선 후보가 '가짜 뉴스'를 퍼 나른다. 이런 행태를 고치지 않는 한 민주당은 가짜 뉴스·음모 정치의 동조자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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