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다중채무자에 연체율도 ‘꿈틀’…금리 더 오르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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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03. 오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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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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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빚내서 버틴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 자주 하는 얘깁니다.

실제로 빚이 얼마나 되는지 개인 사업자 대출 규모를 살펴봤더니 지난해 3분기 1,000조 원을 넘어선 뒤 4분기엔 1,020조 원에 다가섰습니다.

같은 기간 가계 대출액은 7조 원 넘게 줄었는데 고금리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빚을 늘린 거죠.

특히,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고 빚을 제때 못 갚는 사례도 가계대출보다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여파에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자 이 카페 사장님은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씩 늘어난 빚이 이젠 2억 8천만 원, 한 달 이자만 270만 원입니다.

[카페 운영 자영업자 : "처음에 받았을 때 (금리가) 3% 후반대였는데 지금 6%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이게 3개월 단위로 변동금리로 바뀌다 보니까…."]

시중은행 대출은 물론 정부 정책상품까지 이용하는 대출상품이 7개나 됩니다.

[카페 운영 자영업자 : "추가 대출을 더이상 받고 싶어도 못 받아요. 지금 부동산으로 이제 받을 수 있을 만큼 받았기 때문에 더이상은 좀 힘든 상황입니다."]

실제로 빚이 있는 자영업자 중 대출이 3건 이상인 다중채무자 비율은 56%,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 2천만 원입니다.

대출금리가 0.25%p만 올라도 다중채무 자영업자가 내야 할 연간 이자 비용은 76만 원 정도 늡니다.

기준금리가 2021년 하반기부터 3%p 오른 상황, 대출금리에 모두 반영됐다면 1년에 900만 원 넘게 이자가 증가한 겁니다.

빚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신호도 감지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연체율은 0.24%로 이전 분기보다 0.07%p 올랐습니다.

일반 가계대출보다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숙박업소 운영 자영업자 : "저희 업무의, 삶의 대부분이 이 빚과 관련된 걸 대출을 어떻게 하냐, 빚을 어떻게 상환하냐.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전부 다 이자에만 지금 관심 있어요."]

높은 물가 탓에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 장사를 이어가기 위한 운영비용이라도 마련하려면 빚에 기대야 하는 게 요즘 자영업자들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 최경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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