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동과 정상파: 초음파 공중 부양

2022.10.10. 오전 8:00
by 김범준

공중부양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나오고, 초능력으로 생각되기도 하는 이 공중부양(levitation)이라는 개념은 사실은 마술이 아니고 과학이랍니다. 지구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거슬러 물리적인 접촉이 없이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는 개념이죠. 아래 양탄자처럼요.

알라딘의 공중부양하는 양탄자

음파로 공중부양!

오늘 소개할 장난감은 소리의 파동인 음파를 이용해 물체를 공중에 띄울 수 있는 장난감인 음파 부양기(acoustic levitator)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위 아래 두 원통 사이에 빈 공간이 있습니다. 이 장난감을 전원에 연결하고 아주 작고 가벼운 스티로폼 조각을 가운데 빈 공간의 적당한 곳에 두는 거예요. 그럼, 마술같이 이 작은 조각이 공중에 가만히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공중부양은 물리학의 파동과 정상파의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답니다. 또, 음파를 이용한 장난감이지만, 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지는 않아요. 간단한 계산을 통해서 이 작은 장치에서 나오는 소리를 우리가 귀로 듣지 못하는 이유도 설명해 보았습니다.

초음파 공중 부양 장치


파동(wave)과 정상파(standing wave)

매질을 이루는 물질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매질에 생긴 교란이 진행하는 것이 파동이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두 파동은 중첩되어 제자리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상파를 이룬다.


파동은 매질의 교란이 진행하는 것

화창한 가을날 누렇게 익은 벼가 빼곡한 가을 논을 본 적이 있어요. 바람 부는 가을 논을 멀리서 바라보면 벼들이 출렁이면서 파동이 진행하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축구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제자리에서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일어섰다가 앉는 동작을 주변 사람들에 맞춰 따라 하면 이것도 파동이 되어서 커다란 스타디움 전체를 빙 둘러 진행하기도 해요.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선수들을 응원하며 함께 만들어내는 이 파동을 멕시코 파동(Mexican wave)이라고 부른답니다.

또,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면, 돌멩이가 수면에 만든 교란이 동그란 원 모양으로 퍼져 나가는 것도 볼 수 있어요. 호수에 떠 있는 작은 나뭇잎 하나가 보이네요. 돌멩이가 만든 물결이 나뭇잎에 닿으면 나뭇잎은 잠깐 위로 올랐다가 다시 곧 아래로 내려가 원래의 위치로 돌아옵니다. 다음 물결이 다가오면 또 마찬가지로 제자리에서 위아래로만 움직이죠. 나뭇잎 바로 아래에 있는 물을 생각해 보죠. 이 부분의 물은 물결이 지나갈 때 그냥 제 자리에서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올 뿐, 물결이 진행하는 방향으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뭇잎의 운동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가을 논의 벼가 만든 파동이나, 스타다움의 멕시코 파동, 호수에서 돌멩이가 만든 파동이든, 파동은 멀리 진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벼, 물, 그리고 사람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죠. 이처럼 매질을 이루는 물질은 진행하지 않고, 매질의 교란이 진행하는 것을 파동이라고 합니다.

횡파와 종파

파동은 파동의 진행방향이 매질의 진동방향수직횡파(transverse wave)와 두 방향이 평행종파(longitudinal wave)로 나뉩니다. 호수면에 생긴 물결의 경우 매질인 물은 위아래로 진동하고 물결파동은 호수면에 평행한 방향으로 진행해서 횡파에 해당해요. 기타줄을 손가락으로 튕기면 기타줄은 위아래로 진동하지만 줄에 만들어진 파동은 긴 기타줄 방향으로 진행하니까, 기타줄에서 만들어진 파동도 횡파입니다.

레인보우 칼라링, 또는 스프링 장난감이라고도 불렸던 슬링키(slinky)라는 장난감도 파동을 만들어냅니다. 슬링키를 책상 위에 가만히 길게 늘어놓고 원통 모양에 평행한 방향(슬링키의 길이 방향)으로 한쪽 끝을 휙 밀면 이때 만들어지는 파동은 종파가 됩니다. 슬링키를 구성하는 금속 원들이 진동하는 방향이 파동이 진행하는 방향과 같으니까요. 한편, 책상 위에 놓인 기다란 슬링키 장난감을 손으로 잡아 옆으로 흔들면, 이때는 또 횡파가 만들어져서 진행하게 됩니다.

슬링키 (slinky)장난감

횡파와 종파가 모두 가능한 현상

슬링키처럼 횡파와 종파가 모두 가능한 현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진입니다. 진앙에서 만들어진 커다란 지각 움직임의 교란이 처음에 진행할 때는 횡파, 종파 모두 가능하거든요. 횡파는 진행할 수 없지만 종파는 진행하는 매질도 있습니다. 바로 물과 공기와 같이, 흐를 수 있는 물질인 유체(fluid)가 이런 경우랍니다. 종파는 유체를 통과할 수 있지만 횡파는 통과할 수 없거든요.

그 이유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요. 책상 위에 네모난 지우개를 가만히 두고, 지우개의 윗면에 손바닥을 대서 옆으로 밀면 지우개가 그 방향으로 따라옵니다. 지우개 같은 모든 고체 물질은 면에 손을 대고 옆으로 밀면 밀 수 있어요. 공기와 물 같은 유체의 육면체 모양의 덩어리를 상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유체 육면체의 한 면을 면에 평행한 방향으로 옆으로 밀어도 육면체 전체가 그 방향으로 밀리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유체 안을 통해서는 횡파는 진행할 수 없어요. 하지만, 종파는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방금 상상한 유체의 육면체 덩어리의 한쪽면을 이번에는 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누르는 겁니다. 그럼 당연히 유체 전체가 그 방향으로는 밀릴 수 있거든요. 옆으로 밀면 밀리지 않고, 앞으로 밀면 밀린다는 간단한 이유로 매질이 유체인 경우에는 횡파가 아닌 종파만이 가능하게 됩니다.

무림 고수가 되려면...

(인물: 더 킹 오브 파이터스의 앤디 보가드)

혹시 중국 무협 소설이나 무협 영화 보신 적이 있나요? 무림의 고수가 간혹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어서 저 앞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하는 '장풍'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왜 손바닥을 적을 향해 앞으로 뻗어야 장풍 공격이 가능한지도, 유체에서는 종파 만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여러분이 손바닥을 앞으로 휙 뻗어야 촛불을 끌 수 있는 이유도 같습니다. 유체안에서 횡파는 진행할 수 없고 종파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공기 안에서 횡파도 진행할 수 있다면, 정면(남쪽)을 똑바로 보면서 손바닥을 앞을 향해 (남쪽으로) 쭉 뻗어도 몸 옆 방향(동쪽)으로 어느 정도 거리에 있는 촛불을 끌 수 있겠죠? 그렇게는 촛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이 공기중에서는 횡파가 전달될 수 없는 이유죠. 무림 고수의 장풍은 엄청난 과장이고, 사실 인간의 몸으로는 불가능해서 거짓이긴 해요. 하지만 그래도 손바닥을 앞으로 뻗어 적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장풍을 구사하는 무림 고수도 유체에서는 종파만이 진행할 수 있다는 물리학의 지식을 알고 있는 것 같군요. 여러분도 무림 고수가 되고 싶다면 물리학을 꼭 공부하시길!

지진파는 횡파와 종파가 모두 가능해요. 하지만 지구의 반대편까지 전달되는 지진파라면 횡파가 아닌 종파만이 가능합니다. 그 이유가 참 재밌어요. 지구 중심에는 내핵이 있고, 내핵을 둘러싸고 있는 부분이 지구의 외핵입니다. 그런데 지구의 외핵은 온도가 아주 높아서 철과 니켈같은 물질이 액체 상태로 존재해요. 지표면 근처에서 만들어진 지진파는 횡파와 종파 모두 있지만 이중 횡파는 유체인 외핵을 통해 전달될 수는 없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지구 반대편에는 지진파 중 횡파의 성분은 도달할 수 없고 종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죠.

음파: 소리의 파동

제가 '아'하고 목소리를 내면 그 소리는 공기를 거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됩니다. 목 안 성대가 진동하면서 성대 바로 앞의 공기에 압력의 교란을 만들어내고, 이 교란이 공기 중에서 전달되는 것이 소리의 파동인 음파입니다. 듣는 이의 귀에 압력의 교란이 전달되면 귀 안에 있는 고막이 또 진동하게 되고, 이 진동이 우리 귀 내부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해 신경 신호로 변환되어 우리 뇌가 소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공기는 유체라서 종파만이 전달될 수 있으므로 소리의 파동인 음파도 당연히 종파예요. 음파는 압력의 교란이 전달되는 파동인 것이죠. 공기 압력의 교란은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위에서 소개한 길게 늘인 슬링키 장난감에서 길이 방향으로 전달되는 종파로 비유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슬링키 장난감을 휙 빠르게 길이 방향으로 손으로 짧게 밀면 슬링키의 바로 손 앞 부분에서는 원통모양의 나선들이 좀 더 빽빽하게 되겠죠? 그리고 이렇게 빽빽한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슬링키의 길이 방향으로 전달되게 됩니다. 아래의 그림 영상을 보면 종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수 있어요. 음파의 경우에는 영상에서 수직선이 조밀한 부분을 공기의 압력이 높은 부분으로 비유해 생각하면 됩니다.

종파의 진행 (출처: 위키미디어)

정상파의 배와 마디

정상파의 마디(node)와 배(anti-node). 출처: 위키미디어

위 그림은 양쪽이 고정되어 있는 줄에서 만들어 질 수 있는 파동의 모습입니다. 아래 <물리 장난감 플러스>에서 수식으로 설명한 것처럼, 왼쪽으로 진행하는 파동과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파동은 서로 더해져 그림처럼 좌우로 움직이지 않고 멈춰 제자리에서 위아래로만 진동하는 모습의 정상파(standing wave)를 이룹니다. 정상파의 진동을 가만히 보면 시간이 지나도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는 위치가 있어요. 마디(node)라고 부르는 위치입니다. 또 밥 많이 먹어 불쑥 나온 배로 숨쉴 때의 모습처럼 부풀었다 줄었다 하는 부분인 배(anti-node)라고 부르는 위치도 보입니다. 삼각함수인 사인함수의 모습을 그려보고 위의 그림과 비교하면 다시 파동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리인 파장 λ는 마디와 마디 사이의 거리의 2배와 같아요. 마찬가지로 배와 배 사이의 거리의 2배도 λ입니다.

초음파 공중 부양 장난감의 원리

자, 이제 드디어 오늘 소개하는 초음파 공중 부양 장치 장난감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전원을 연결하면 아주 높은 진동수의 음파를 이 장치가 만들어 냅니다. 가운데 빈 공간에는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음파가 정상파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구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음파의 경우 공기 압력의 교란이 전달되는 것이어서, 압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상파의 마디와 압력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정상파의 배가 정해진 위치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이게 됩니다.

작고 가벼운 스티로폼 조각을 이 공간에 두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먼저 중력의 영향으로 이 조각은 아래로 내려가려 하는데, 만약 조각 바로 아래에서 공기의 압력이 커지면 조각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게 되겠죠? 결국 작은 스티로폼 조각은 초음파 정상파의 배가 아닌 마디에서 가만히 정지해 있게 됩니다. 사실 마디 바로 아래의 공기의 압력은 마디에서의 압력보다 더 낮아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이때는 물론 스티로폼 조각이 조금 아래로 내려가게 되는데, 초음파의 진동수가 아주 크다면, 내려가기 시작하자마자 그곳의 압력이 또 올라가겠죠? 비유하자면 탁구공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는 손바닥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탁구공을 계속 위로 치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탁구공(스티로폼 조각)이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곧 다시 손바닥(높아진 공기의 압력)이 탁구공(스티로폼 조각)을 위로 밀어 올리는 거죠.

스티로폼 조각 4개를 공중부양시키는 데 성공! 그리고 파장도 측정해 보았습니다.

제가 추가로 실험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입니다. 제가 무려 4개의 스티로폼 조각을 공중 부양시켰어요! 가만히 보면 네 조각이 거의 일정한 간격으로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려웠지만 자를 이용해서 4개의 공중 부양한 스티로폼 조각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보니, 4개의 마디 사이의 전체 거리가 약 1.2cm이었습니다. 두 개의 마디 사이의 거리가 바로 파장의 절반이라는 것, 기억하시죠? 그렇다면 1.2cm가 파장의 절반의 세배가 되겠죠? 계산기를 눌러 보니, 제가 가진 초음파 공중 부양 장난감에서 만들어진 초음파의 파장은 약 0.80cm에 해당하는군요. 한 주기 동안 파동은 한 파장의 거리를 진행하게 되어서 파동의 속도는 파장을 주기로 나누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기는 파동의 진동수의 역수여서

라는 수식을 얻게 되는데요, 이 내용은 아래 <물리 장난감 플러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한편, 우리가 살아가는 온도와 압력에서 공기 중에서 소리가 진행하는 속도는 약 340m/s라고 알려져 있어요. 위의 식에 v = 340m/s, λ=0.80cm를 대입하면, 제가 가진 장난감에서 발생되는 초음파의 진동수 f를 얻게 됩니다. 계산기를 눌러보니 초음파의 진동수가 약 43000Hz네요. 우리가 초음파 공기부양 장난감에서 나는 소리를 귀로 듣지 못하는 이유를 이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귀는 20Hz ~ 20,000Hz 사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거든요. 저처럼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사람은 높은 진동수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기도 하구요. 20Hz ~ 20,000Hz 를 사람의 가청진동수라고 불러요. 사람이 들을 수 있는(가청) 진동수라는 뜻이죠. 제가 가진 장난감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가청진동수 영역보다 훨씬 높은 진동수를 갖고, 따라서 우리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오늘 장난감 재밌었나요? 진동수가 아주 높아서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초음파로 정상파를 만들어내면, 공기 중에 가벼운 물체가 정상파의 마디 부분에 가만히 떠 있게 됩니다. 오늘 소개한 초음파 공중 부양 장치는 파동, 종파와 횡파, 정상파, 마디와 배, 그리고 파동의 속도, 파장, 진동수의 관계 등, 물리학의 개념들이 잔뜩 들어있는 아주 멋진 장난감입니다.

2주 뒤에 다시 또 찾아 뵐게요.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범준

파동의 속도, 진동수, 파장

파동을 수학 함수로 적을 수 있어요. 일반적인 파동함수는 y = f(x-vt)의 꼴이 됩니다. 이 식은 1차원을 따라 v의 속도로 진행하는 파동에 대해서 위치 x, 시간 t에서의 파동의 변위 y를 기술합니다. 한편, 파동이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v 대신 -v의 속도를 갖게 되므로 파동함수는 y = f(x+vt)의 꼴이죠. 딱 하나의 진동수와 파장을 가지고 있는 단순한 파동의 경우에는 파동함수를 사인함수를 이용해서 y = Asin(kx - ωt)로 간단히 적을 수 있습니다. 이 식에서 kx - ωt = k(x - vt)로 바꿔 적고 일반적인 파동함수 f(x-vt)와 비교하면 v = ω/k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사인함수의 주기가 2π라는 것을 이용하고, 파동이 파장 λ만큼 공간상에서 진행하면 다시 원래의 모습과 같아진다는 것으로부터 k =2π/λ를 얻게 됩니다. 또한, 파동이 주기 T만큼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원래의 모습과 같아져야하므로 ω =2π/T도 얻을 수 있어요. 이 두 식을 이용하면 파동의 속도는 v = ω/k = λ/T입니다. 사실 이 식은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것이고, 시간 T동안 파동이 진행한 거리가 λ여서 v = λ/T인 것이죠. 또, 주기는 진동수의 역수 (T=1/f)라는 것을 이용하면, 아래의 식처럼 파동의 속도는 파장과 진동수의 곱으로 주어지게 됩니다.

파동의 중첩과 정상파

다른 모든 것은 똑같고 속도의 방향만이 반대인 두 파동을 생각해볼께요. 오른쪽(+x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인함수꼴의 파동은 y1 = Asin(kx - ωt), 그리고 왼쪽(-x 방향)으로 움직이는 파동은 y2 = Asin(kx + ωt)의 수식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두 파동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 전체 파동은 그냥 두 파동함수를 더한 파동함수로 기술됩니다. 즉, y = y1 + y2 = Asin(kx - ωt) + Asin(kx + ωt)이죠. 각각의 항에 사인함수의 덧셈법칙 sin(a+b) = sin(a)cos(b) + cos(a)sin(b)를 적용해서 정리하면, y = 2Asin(kx)cos(ωt)를 얻게 됩니다. 이처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두 파동이 중첩해서 만들어내는 합성파동이 바로 정상파(standing wave)입니다. 정상파의 '정상'은 꼭대기를 뜻하는 정상(頂上)도, 탈없이 제대로라는 뜻인 정상(正常)도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머물러 있는 정상(定常)이라는 뜻이어서 정상파의 영어 표현 standing wave에서 'standing'을 한자어로 적은 것입니다. 그냥 '제자리에 서있는 파동'으로 정상파의 의미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정상파의 그림을 보면 시간이 지나도 위아래로 진동하지 않고 항상 제자리에 있는 위치들이 있어요. 이런 곳을 정상파의 마디(node)라고 부릅니다. 또, 정상파의 진폭이 가장 큰 위치는 배(anti-node)라고 불러요. 가장 높이 오르는 위치인 배는 가장 아래로 내려가는 위치이기도 해요. 정상파의 모습을 보면 마디와 마디 사이의 거리는 배와 배 사이의 거리와 같아서 파장의 절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즉, 정상파의 마디와 마디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서 그 거리에 2를 곱하면 파장을 구할 수 있습니다.

정상파(standing wave)를 설명하는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멋진 동영상이 있군요.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횡파와 종파, 각각의 경우에 어떻게 정상파가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두 파동이 더해지면 제자리에서 가만히 위아래로만 진동하는 모습이 된다는 것을 잘 설명하는 군요.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네요! 오늘 소개하는 장난감의 경우에는 종파인 음파의 정상파를 이용하는 것이죠. 종파의 정상파 동영상을 보시면서 어디에 스티로폼 조각이 있어야 가만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는 지, 동영상에 표시된 세 개의 빨간점을 보면서 생각해보세요.

정상파: 횡파의 경우 (출처: 위키피디어)

정상파: 종파의 경우 (출처: 위키피디어)

해당 콘텐츠를 무단 캡처 및 불법 공유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범준의 물리 장난감 채널을 구독해보세요.

네이버와 제휴한 지식저술가 파트너 채널로 모든 콘텐츠는 무료 열람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