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9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최근 엠폭스의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옴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13일부터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2일 엠폭스 확진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인돼 총 9명으로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9번째 환자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내국인으로, 지난 12일 피부병변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의료기관에서 엠폭스 감염을 의심, 관할 보건소로 신고했고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격리입원해 치료 중이며 의료진은 테코비리마트 치료제 사용을 검토 중이다.
이 환자는 첫 증상 발생 전 3주 이내 해외 여행력이 없고, 국내에서 밀접접촉(피부접촉, 성 접촉 등)이 확인돼 국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추정 감염원 등 확인을 위해 상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엠폭스 환자는 지난해 6월 처음 발생했다. 5번째 환자까지는 해외유입 또는 관련 환자였으나, 지난 7일부터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연달아 4건 확인됐다.
질병청은 지난 12일 오후 위기평가회의을 열고 일본, 대만 등 인접국가의 확산이 이뤄지고 국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늘어난 상황을 고려해 위기경보단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법정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는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로 ‘주의’는 해외 신종감염병이 국내에 들어와 제한적 전파가 이뤄질 때 발효된다.
위기경보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질병청은 현재 운영 중인 엠폭스 대책반(반장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을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질병관리청장)로 확대해 대응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의료진, 성소수자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예방수칙 안내와 교육을 실시하고, 의심 증상 발생 시 신고할 것을 독려하는 한편, 필요하면 진단시약, 백신, 치료제 등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지방자치단체는 확진자 발생지역 및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방역대책반을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위기평가회의에서는 엠폭스가 확진자와 밀접접촉(피부접촉, 성접촉 등)으로 전파되는 질병 특성상 일반인구집단에서의 대규모 발생 가능성은 작고, 환자 대부분이 자연 회복되며, 치료 및 진단 등의 충분한 대응수단을 확보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공중보건체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치명률은 0.13% 정도로 보고됐다. 지난해 엠폭스 대응을 위한 두창 백신 5000명분과 치료제 500여명분이 국내 도입됐다. 백신은 고위험 접촉자는 노출 후 14일 이내, 중위험 접촉자는 노출 후 4일 이내 접종할 수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단계 조정은 미확인된 감염자를 통한 지역사회 내 전파 억제를 위해 선제적 조치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며 “의료진은 의심환자 진료 시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 감시와 신고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국민은 증상이 의심된다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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