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탁현민 "尹, 日 기미가요에도 국기에 대한 경례할 건가"

입력
수정2023.01.18. 오전 9:41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文대통령 의전이 '쇼'? 쇼 안 하는 정치집단 없어
尹정부 의전·홍보? 평가 안될 정도로 수준 안 돼
"이란 적" 시스템 붕괴됐나…尹발언 비공개했어야
사고나기 어려운 국빈방문서도 실수…태도 바꿔야
美국가에 경례한 尹, 아집…기미가요에도 할건가
김건희 여사 본인문제 상쇄 위한 컨셉, 자제해야
샤일라·군복 착용 당연…비판도 해명도 잘못됐다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3년 1월 18일 (수)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태현 : 뉴스 속 깊숙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이너뷰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 때의 일화를 담은 신간을 발매하신 탁현민 전 비서관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비서관님, 안녕하세요.

▶탁현민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처음 뵙겠습니다.

▶탁현민 : 네, 처음 뵙겠습니다.

▷김태현 : 여러 정부가 있었는데 아마 역대 의전비서관 중에서 가장 언론을 많이 타셨던 비서관이 아니실까.

▶탁현민 : 글쎄, 꼭 좋은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아요.

▷김태현 : 아니, 개인적인 얘기도 있고 뭐 이런 얘기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의전비서관을 하시면서 활동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그래도 훌륭했다라는 반증 아닐까 생각도 들고요.

▶탁현민 : 아니, 그렇게 평가를 해 주시면 무척 감사한데, 의전이라는 게 사실은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게 훨씬 더 본질에 가깝다는 생각도 좀 들어서요. 지나고 나니까 후회되는 부분도 있고 그래요.

▷김태현 : 책을 내셨는데 제목이 '미스터 프레지던트'. 영화 제목이랑 비슷하네요.

▶탁현민 : 아, 그런 영화가 하나 있어요.

▷김태현 : 그렇지요?

▶탁현민 : 네, 장동건 씨가 주연을 했던.

▷김태현 : 대통령이 3명 나오고 로또 당첨되고 그런 영화였지요. 저는 재미있게 봤는데요. 이 문재인 정부 5년의 기록이 담긴 책인데요. 오늘이 출간일인데 벌써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예약주문이 많다는 얘기군요?

▶탁현민 : 네. 그러니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이 출간일인데 주문이 많다는 얘기를 저도 들었습니다.

▷김태현 : 멋있습니다.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탁현민 : 사실 문재인 정부의 5년을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정사는 백서 형태로 이미 나와 있고요. 거기에는 주로 정책이라든지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해왔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있다면 이 책에는 그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종의 야사 같은 이야기들, 대통령이 큰 행사의 뒤에서 하셨던 말씀이나 그 말씀을 들었으면 제 생각이나, 혹은 어떤 행사나 대통령의 일정을 준비할 때 배경으로 삼았던 것들 그런 이야기들이 주로 있지요.

▷김태현 : 재미있겠네요.

▶탁현민 :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김태현 : 뒷이야기들이 항상 재미있습니다. 저는 탁현민 비서관께서 만드신 일종의 홍보영상 같은 것 저는 전문가는 아닙니다마는 굉장히 잘 만든 영상이다라는 평가를 저는 개인적으로 해 왔거든요.

▶탁현민 : 그런데 뭐 제가 혼자 한 것도 아니고.

▷김태현 : 그러시기는 하겠지만요. 여러 행사를 기획하시면서 영상도 만드시고 홍보활동 하셨는데 탁현민 비서관이 하셨던 행사들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행사는 어떤 행사인가요?

▶탁현민 : 제가 이 질문을 요즘 참 많이 받아요. 어쨌든 홍보하는 기간이라 방송에 나가서 꼭 이 질문을 하시고요. 또 이 질문을 받으면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도 참 많이 했는데 저한테는 사실은 하나하나의 행사가 각별했어요. 각별하게 해야 한다고도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오늘도 이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오면서 어떤 말씀을 드릴까 생각하다가 마침 얼마 전에, 오늘 아침인가요? UAE 순방도 있고 그래서 만약에 이 질문이 나오면 UAE 순방 때 대통령이 아크부대에 방문했던 일정을 준비했던 게 생각이 난다 이 말씀을 드릴까 했어요.

▷김태현 : 그래요? 저는 사실은 평양, 도보다리 뭐 이런 것.

▶탁현민 : 너무 많이 얘기를 해서요.

▷김태현 : 그러면 예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아크부대 방문하셨을 때?

▶탁현민 : 그렇지요. 아크부대 방문을 해서, 거의 일정이 비슷해요, UAE 방문이라는 게. 국빈이든 공식방문이든 해야 할 프로토콜은 비슷하고요. 거기에 항상 추가되는 게 우리나라에 파병부대가 있으니까 거기를 격려하는 방문을 대통령이 꼭 하셨지요. 그래서 저희도 그때 파병부대 방문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거는 부대 방문이라는 게 군대 갔다 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높은 사람 오는 게 상당히 힘든 일이잖아요, 반갑기도 하고 격려도 받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해야 될 일도 많고. 그래서 최대한 부담을 줄이고 정말 격려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을 하다가 그때 저희가 어떤 사연을 하나 찾았어요. 그 사연이 뭐냐 하면 파병되어 있는 어떤 한 장병이었는데 결혼을 하자마자 신혼 첫날밤도 못 지내고 파병이 된 거예요. 그래서 두 사람이 너무 애틋하게 그리워한다라는 얘기를 그때 당시에 해당 부대장한테 듣고 일종의 약혼녀이지요. 약혼녀를 찾아가서 처음에는 영상통화를 연결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담당행정관이 약혼녀를 만나고 와서 약혼녀가 너무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데 이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데려갈 수 있겠느냐.

▷김태현 : 나 이거 본 것 같기도 하고.

▶탁현민 : 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많이 고민을 하다가 국방부랑 UAE 대사관이랑 막 회의를 하고. 그러면 데리고 가자 해서 그분을 몰래 데리고 갔어요. 물론 민항기에 태워서 갔지요. 누구처럼 전용기에 태울 수는 없고, 민간인 신분이니까.

▷김태현 : 민항기에 탔다.

▶탁현민 : 민항기에 태워서 당일 부대 방문 때 몰래 모시고 간 거예요. 그리고 그분이 계급이 아마 대위였을 텐데 그분이 아내 될 약혼자에게 영상편지를 하게 했어요, 현장에서. 그러고 막 영상편지 그립다 보고싶다 사랑한다 하고 뒤를 딱 돌았을 때 그 약혼녀가 서 있었지요. 그래서 모두가 아주 훈훈하고, 그래서 그 두 분이 1박 2일로 특별휴가를 UAE에서 받아서 하룻밤 보내고 다시 돌아왔던 그런 행사가 있었습니다.

▷김태현 : 기가 막힌 행사네요. 저 이거 기사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영상도 본 것 같기도 한데.

▶탁현민 : 네, 영상도 있었어요.

▷김태현 : 그렇지요?

▶탁현민 : 네.

▷김태현 : 그런데 비서관님, 많은 행사를 기획하셨지만 이렇게 이벤트성 행사도 있고, 비서관님이 기획한 행사에 대해서 진짜 아이디어 좋다, 정말 기발하고 잘 만든다라고 호평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특히 당시에 야당, 지금 여당이지요. 야당 측에서는 야, 이거 쇼만 하는 거 아니야? 본질은 아무것도 없는데 홍보쇼 무슨 포장지로 그냥 덮으려고 그래? 그런 류의 비판들을 사실 많이 하셨잖아요.

▶탁현민 : 네, 그렇지요.

▷김태현 : 그 비판에 대해서는 당시에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탁현민 : 두 가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나는 저는 그 일을 하라고 국가로부터 직분을 받은 사람이에요. 대통령의 의전과 행사기획을 하라고 그 직분을 받은 거니까 만약에 쇼를 한다, 혹은 쇼를 왜 이렇게 하냐는 저한테 그렇게 타격감 있는 말이 아니에요.

▷김태현 :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탁현민 : 오히려 칭찬에 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요. 또 하나는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일이고, 또 보여줌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고요. 그래서 저를, 혹은 문재인 정부를 쇼한다고 이야기했던 어떤 사람도, 어떤 정치집단도 저는 쇼하지 않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김태현 : 아, 그런가요?

▶탁현민 : 그래서 딱 한 가지 차이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냐. 그 점의 차이이지 다른 면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지 않나. 그리고 다른 방법이 있나요? 정치에서 보여주지 않고 정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정치는 쇼를 동반할 수밖에 없고 결국 누가 잘하느냐 누가 못하느냐라는 건데 그러면 전 정부는 이제 탁현민 비서관께서 책도 쓰셨지만 얘기를 해 봤고요. 현 정부의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현 정부의 의전, 홍보, 좀 자극적으로 쇼. 이거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진짜 잘하는데? 이겁니까, 아니면 이건 너무하다 이겁니까?

▶탁현민 : 제가 이 얘기할 때 늘 전제하고 싶은 게 어떤 충고나 평가를 할 때 그걸 받아들일 만한 자세가 돼 있어야 할 의미가 있는 건데요. 지금 정부는 그런 자세가 안 돼 있어서 어떤 말씀을 드려도 그게 되게 고깝게 들릴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반응들이고요. 그래서 얘기하는 게 결국은 또 빈정거리는 것처럼 들릴 수밖에 없어서 제가 이런 이야기를 나와서 하는 게 썩 즐겁지가 않아요, 항상.

▷김태현 : 네, 무슨 말씀이신지.

▶탁현민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물어보시니까 또 한번 말씀드리면 평가를 하려면 일정 정도 수준이 돼 있어야 평가를 하잖아요. 그 사람이나 혹은 그 일이. 그 수준이 안 돼 있으면 그 평가 자체가 의미가 없지요.

▷김태현 : 그러면 점수 매길 수준도 안 된다?

▶탁현민 : 네.

▷김태현 : 왜요?

▶탁현민 : 계속 목도하고 있는 거잖아요. 당장 어제도 UAE에서 아크부대에서 했던 대통령의 발언도 그렇고. 그건 의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메시지 관리 잘못한 것이지만요.

▷김태현 : 네, 그렇기는 한데요.

▶탁현민 : 그리고 제가 지적한 국기에 대한 경례 부분도 그렇고. 그 외에 순방 때마다 혹은 최근에 있었던 국군의날 행사 때 대통령의 모습이라든지 뭐 여러 가지 있지요. 그걸 제가 다 일일이 얘기하기가.

▷김태현 : 그러면 메시지를, 예를 들면 '바이든 날리면'이라든지 이번에 이란 발언. 그건 사실 메시지적인 측면인 거고요, 의전 측면은 아닌데.

▶탁현민 : 연결돼 있어요.

▷김태현 : 그래요?

▶탁현민 : 왜냐하면 아침에 제가 확인한 해명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말이었다.

▷김태현 : 네, 그 이란 발언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탁현민 : 그게 격려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말이 사실이어도 그 정도 발언이 문제가 될 거라는 판단을 그 안에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다 하면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의미이고요. 그렇잖아요. 왜냐하면 대통령의 메시지는, 특히나 그런 파병부대에서 하는 메시지는 절차와 과정이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국방부에서 초안을 만들 거예요. 그러면 그거를 저희 때는 국방개혁비서관실, 혹은 안보실에서 1차 스크린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스크린되어 있는 내용을 연설비서관실에 올려요. 그러면 연설비서관실이 2차로 스크린을 하고 다시 부속비서관실을 통해서 대통령에서 가는 거거든요. 그 과정 전체에서 그 문장과 단어와 그 맥락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건 시스템이 붕괴된 거라고 봐야지요. 또 하나는 그렇게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이 나왔던 것은 대통령이 한 거거든요, 만약에 그런 우려가 있었다면. 그건 누구도 막을 수가 없어요.

▷김태현 : 대통령의 즉석 발언 같은 것들.

▶탁현민 : 그렇지요. 그러면 의전적으로 어떻게 했어야 되냐 하면 그 발언을 비공개처리 했었어야지요. 왜냐하면 대통령이 부대에 방문한 건 공개해도 좋은 내용이지만 굳이 그 내용을 공개해서 얻을 게 뭐지요? 그 발언을 공개해서. 대통령이 격려했다, 그리고 그 부분은 비공개로 처리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김태현 : 예를 들면 풀기자들한테 얘기해서 이거는 비공개로 합니다 이런 식으로?

▶탁현민 : 그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고요. 왜냐하면 이미 들었으니까요.

▷김태현 : 네.

▶탁현민 : 대통령의 격려 이전까지, 방문하는 장면까지만 공개하고 대통령의 말씀은 비공개하겠다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거든요.

▷김태현 : 사후에?

▶탁현민 : 네. 많이 그렇게들 하고 있고. 그런데 그런 센스가 없다고 해야 될지, 아니면 무대포라고 해야 될지, 아니면 그 말에 정말 그렇게 자신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결과적으로 이런 사달이 났잖아요.

▷김태현 : 그런데 제가 궁금한 거는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정권교체가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외교부나 이런 곳에서 의전을 담당하고 있는 직업 공무원들은 그대로 계실 거고, 그리고 현 여권에도 사실은 의전을 해 본 분들이 많이 계실 거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들어와서 비서관님이 보시기에 의전 쪽에 사고가 많이 나는 이유는 시스템 붕괴 이거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시나요?

▶탁현민 : 아니요, 없어요. 대통령이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지 말씀하셨듯이 의전은 기본적으로 해 왔던 것을 반복하는 데 의미가 있잖아요. 형식이 내용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것이 반복됨으로써 일종의 형식미를 완성하는 게 의전이다 이렇게 보는 측면이 있거든요. 저는 조금 달랐던 게 의전과 행사기획을 같이 했기 때문에 어떤 때는 형식미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어떤 때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야 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조금 달랐고요. 본질적으로 의전은 그렇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 형식이 파괴됐다면 그걸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어요? 그거는 대통령밖에 없어요.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 외에는 그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김태현 : 이란 발언 빼고 이번에 아랍에미리트랑 다보스포럼 방문도 비서관님이 보시기에는 좋은 점수 못 주시겠습니까? 저는 전문가는 아닌데요.

▶탁현민 : 그러니까 어떤 일이 있는지 제가 알지를 못해서요. 이제 방문했잖아요. 그러면 통상 아마 연설하고 끝날 텐데요. 이런 류의 행사에서는 큰 실수를 하기 어렵지요.

▷김태현 : 다보스포럼은 다자외교이니까?

▶탁현민 : 다자외교이기는 하지만 다자외교가 사고는 더 많아요.

▷김태현 : 아, 그래요?

▶탁현민 : 왜냐하면 다자 사이에 양자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이 많기 때문에요. 그런데 다보스포럼은 양자가 아마 하기 어렵거나 양자를 만들지 못했거나일 거예요. 그러니까 큰 사고를 치기가 어렵고, 더 사고가 나기 어려운 게 실은 국빈방문이거든요. 그거는 딱 정해진 대로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데 거기서도 이런 실수를 하는 거 보면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의 마인드와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아마 계속 국민들이 이런 모습을 목도하지 않을까 싶어요.

▷김태현 : 그 마인드와 태도를 어떤 식으로 바꿔야 된다는 거예요? 직업 공무원들이 해 주는 시스템을 존중하는 이런 건가요?

▶탁현민 : 1차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좀 있어야 되지요. 그러니까 이번에 국기에 대한 경례도 마찬가지고. 본인의 아집이거든요. 본인 윤석열 대통령님이 바이든 대통령이 왔을 때 만찬에서 상대편 국가가 울릴 때 가슴에 손을 댔잖아요. 일종의 경례를 한 거지요. 그러고 나서 실수였어, 처음이었잖아. 그러면 그냥 이해하고 넘어갈 일이에요. 그거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옹졸하지요. 그런데 거기에서 뭐라 그랬냐 하면 "상대 국가에 대한 존경 때문에 했다." 이렇게 발표를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다음부터는 안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고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했어요. 그러면 또 일관되게 하시든가. 그런데 베트남이 왔을 때 또 안 해요. 그러면 베트남은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김태현 : 우리를 존중 안 하나?

▶탁현민 : 그렇지요. 더 흥미로운 장면은 언젠가 일본과 정상회담이나 만찬할 때 과연 기미가요가 울려퍼질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것이냐. 이런 게 어떤 또 다른 가십과 관전포인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끊어내야지요.

▷김태현 : 실수가 나오면 미안해, 실수했어 이렇게.

▶탁현민 : 내가 실수했다. 아니, 대통령 처음 하는 거잖아요. 실수했다 그러면 사실은 그걸 공격하고 싶은 민주당이나 야당에서도 할 말이 없어요, 실수했다는데 그걸 뭐라 그럴 거예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대통령 얘기를 해 봤고요. 앞서 퍼스트레이디 잠깐 언급해 주셨는데 김건희 여사의 이번에 아랍에미리트 방문 모습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만수르도 만나고 막 이러시던데요.

▶탁현민 : 그러니까 본인에게 향해 있는 국내에서의 여러 아픔 지점들에 대한 해명을 못 내놓고 있잖아요. 그걸 상쇄하기 위해서 일단 컨셉을 잡으셨잖아요. 그리고 그 컨셉대로 하시는 건데요. 쉽지 않다고 봐요. 일단은 계속해서 도이치모터스 같은 그런 이미지들이 따라다니고 있기 때문에 퍼스트레이디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공격하고 싶어하는 쪽은 그것과 같이 병치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고. 그러면 소기의 성과가 있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나기 어렵지요.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뭐 막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면서 잦은 실수들이 나오지요. 그 실수들이 의미가 과장되기도 하고 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런 것들을 유도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무리수가 나오고. 그래서 전형적으로 퍼스널 아이덴티티 입장에서 보면 악화를 만들고 있는 건데요. 이것도 본인이 어느 순간에 자제하시는 모습을 보이는 게 훨씬 전략적으로 유효할 것 같은데 그걸 못 하시지요.

▷김태현 : 이번에 검은 샤일라 입은 모습, 그다음에 아크부대 방문해서 전투복 입은 모습도 화제가 된 것 같은데 이 장면은 어떻게 보세요?

▶탁현민 : 이거는 화제가 될 게 없어요. 당연한 거예요. 샤일라는 어차피 모스크 방문이나 이런 거 할 때 그쪽에서 갖고 있는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따라야 되고, 안 했다면 화제가 되겠지요. 안 하면 그건 상대 국가의 전통과 예의를 무시하는 거니까 하시는 건 잘한 거고 당연한 거고. 군복도 제가 논란이 조금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 입어야 돼요. 왜냐하면 이게 그런데 여당에서도 그걸 뭐 "김정숙 여사도 입지 않았느냐." 왜 저렇게밖에 말을 못 할까.

▷김태현 : 왜냐하면 야당에서 아침에 보니까 박지원 전 국정원장 같은 분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노릇 한다는 비판 쏟아질 것." 아크부대 장병들 격려할 때 군복 입었다고 이렇게 비판하시니까요.

▶탁현민 : 군복은 입어야 돼요. 그것도 이유가 있어요.

▷김태현 : 박지원 전 원장의 비판이 잘못된 거네요.

▶탁현민 : 그렇지요. 그건 잘못 아시는 거지요.

▷김태현 : 김정숙 여사도 입으셨고.

▶탁현민 : 네. 왜냐하면 군복을 입을 때는 군부대 방문이에요. 군부대는 경호처가 사전에 통제하기는 하지만 무기들도 있고 위험요소가 많아요. 그래서 저격의 위험도 있고 그래서 동일한 복장을 갖춰요.

▷김태현 : 아, 섞어야 되는 거구나.

▶탁현민 : 네. 그게 원칙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입는 거예요, 누구라도. 대통령이나 일종의 VIP들은. 그렇기 때문에 폼내려고 입는 게 아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동질감, 유니폼을 입는 집단들이 갖고 있는 동질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그렇고요. 그러니까 만약에 그런 비난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면 제가 지금 설명드린 것 같은 말을 해야지 "니네도 입지 않았느냐." 되게 서로 유치하잖아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다음 얘기로 넘어가 보지요. 지금 방송 끝나고 양산 내려가신다면서요?

▶탁현민 : 네. 오늘 책이 나와서 제가 이제 갖다드려야 돼서요.

▷김태현 : 아, 책 드리러 가시는 거예요? 책만 드리고 올라오실 거예요?

▶탁현민 : 글쎄, 책 드리고 술 한잔 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가봐야 알겠는데요.

▷김태현 : 아니, 문재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화제가 되고는 있습니다. 책방을 내신다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 2월이나 3월에 개점을 하겠다. 어떤 책방인가요?

▶탁현민 : 저는 임기가 끝나고 제주도에 있다가 파리에 오래 있어서 대통령이 책방을 내시겠다는 구상은 들은 적이 있지만 그게 언제, 어떤 형식으로, 어떤 생각으로 하시는지 잘 몰라요. 오늘 가서 저도 한번 여쭤보려고요.

▷김태현 : 아, 잘 모르십니까?

▶탁현민 : 네.

▷김태현 : 그런데 혹시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하고 같이 지내실 생각은 없으세요?

▶탁현민 : 없지요. 그게 사실은 어렵지요.

▷김태현 : 아니, 제가 왜 여쭤봤냐 하면 예전에 2012년에 대선 떨어지시고 갔던 그 멤버들, 사실 굉장히 야인일 때 같이 갔던 멤버들은 친밀함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탁현민 : 네.

▷김태현 : 탁현민 비서관 가셨지요, 청와대에 5년 계셨어요. 소위 말해서 순장조까지 하셨어요. 그러니 혹시 양산에서도 같이 계시는 거 아니야? 뭐 이런 세간의 그런 궁금증도 있을 것 같아서요.

▶탁현민 : 글쎄, 사실은 대통령님하고 인연은 2012년 이전이에요.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처음 뵀으니까 2009년이지요. 그래서 적지 않은 인연이고 적지 않은 세월을 같이 했고, 또 저한테는 영광스럽게 모실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그리고 건방스럽게 들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것, 혹은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대통령 퇴임하실 때 저도 미련이 없었고요. 그런데 앞으로는 대통령님이 어떤 부탁을 하신다거나 혹은 대통령의 일에 제가 예의와 도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하겠지만 대통령님 옆에서 계속 있는 것은 좋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가 계속 옆에 있으면 다른 분들이 오기가 쉽지 않아요.

▷김태현 : 아, 오히려? 그럴 수 있겠다.

▶탁현민 : 네. 그래서 저한테도 그렇고 대통령님한테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태현 : 우리나라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참 멋있는 모습으로 살아계시는 게 참. 어렵잖아요. 옥고를 치르신 분들이 워낙 많으니까.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에 "퇴임 후 잊힌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달력 판매하고 홈페이지에 사진 올리시고 일상 공유하고 이런 모습들이 여권에서는 조용히 계신다면서요? 왜 자꾸 활동을 하세요? 라고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탁현민 :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계셔야 되는 건가요? 어떤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드러내지 않는 한 보통 사람들이 다 하는 거잖아요. 달력 판매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게 있었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아서요. 책방을 내신다는 것도 퇴임한 대통령이 동네에 책방하는 게 정치적으로 어마어마한 일인가 이런 생각이 지금 저는 들고요. 물론 여쭤봐야겠습니다마는. SNS하고 책 추천하고 산에 갔던 얘기하고 이게 상당히 두렵고 걱정되고, 일종의 민주당이나 이런 쪽이 결집을 하기 위한 행동인가? 그렇게 봐야 되나? 그런 생각은 들어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약간 정치적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오늘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에 고위관료를 지내셨던 분이 '사의재'라는 포럼이 출범한다고 하는데요. 여의도에서는 친문계가 세로 뭉치는 것 아니야? 이런 시각도 좀 있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탁현민 : 저는 거기에 들어가 있지 않고, 저는 현실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딱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네요. 그런데 굳이 말한다면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해서 정리하고 그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건 당연하겠지요, 일했던 분들 입장에서는. 제 책도 아마 결은 다르지만 그런 맥락에서 나왔을 거고.

▷김태현 : 알겠습니다. 마지막은 비정치적인 질문 하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가까이 보셨던 분으로서 문재진 전 대통령이 퇴임하셨고 1년이 좀 안 되셨는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라십니까?

▶탁현민 : 문재인 대통령님이 어떤 삶을요?

▷김태현 : 네, 앞으로.

▶탁현민 : 저는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난 여름휴가 잠깐 뵀을 때 너무 놀랐거든요. 왜냐하면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안에 개인적인 욕망이나 바람을 얘기하신 적이 없는데 여름휴가 때는 그 얘기를 막 하시더라고요. 단적으로 국밥이 먹고 싶다, 찐빵이 먹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김태현 : 그런 개인적인 소소한 욕망?

▶탁현민 : 제가 대통령님을 모실 때는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너무 생경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맛있는 찐빵 드시고 또 좋은 책 읽으시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이 방송을 끝내시고 양산으로 내려가셔서 문재인 전 대통령께 책을 전달해 드린다고 하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모시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비서관님,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탁현민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
댓글

SBS 댓글 정책에 따라 SBS에서 제공하는 정치섹션 기사의 본문 하단에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