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K뷰티, 예견된 성공[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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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3.18. 오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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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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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가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해외 이커머스(전자 상거래)들도 앞다퉈 국내 화장품 브랜드 모시기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미국 아마존이, 올해는 일본 큐텐재팬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뷰티 박람회를 열었다.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첫 대규모 뷰티 행사를 기획한 건 국내 브랜드를 단순 유치하기 위한게 아니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내산 화장품 브랜드에 직접 투자해 함께 성장의 결실을 나누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동안 이어질 K뷰티 열풍에 올라타야 플랫폼도 성장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K뷰티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우리나라가 최대 화장품 수입국에 등극하는 등 K뷰티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플랫폼들이 K뷰티의 성장 잠재력을 알아보기 시작했지만 K뷰티의 선전은 어찌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국내 1등 기술력을 갖춘 화장품 제조업체(ODM)들이 20여년 전부터 독자 기술을 개발하며 K뷰티 성장의 발판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맥스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의 수출 물량이 확대되며 화장품으로만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최초다. 창업자인 이경수 회장은 최근 뷰티 컨퍼런스에 참석해 "준비한 것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코스맥스는 창업 초기부터 일본 기술 제휴선과 결별하면서까지 연구소에 집중 투자했다. 그결과 저가의 원브랜드샵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유행하던 2000년대 초 고객사를 넓히며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2011년에는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 연구소와 마케팅부서를 강화했고 그결과 2020년대 K뷰티가 열풍일 때 국내 브랜드의 수출을 도우며 글로벌 소비자들이 원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모두 준비된 결과였다.

지금도 제품 혁신을 위한 국내 화장품 연구진들의 기술 개발은 계속된다. 1등 제조사와 브랜드사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외 대학과 연구 협업도 이어가는 중이다. 미래 성장을 위해서라도 기술 개발 투자는 아끼지 않아야한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K뷰티의 영웅들이 있는 한 미국 국민선크림으로 등극한 '조선미녀'를 비롯해 흑인도 극찬한 쿠션 파운데이션의 '티르티르' 등 메가 브랜드의 탄생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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