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부서져도 수도권 모든 응급실서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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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5.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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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며 의료공백이 이어진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로 내원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화여대목동병원의 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 응급실 상황을 전했다.

남궁 교수는 "나는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센터에서 혼자 근무한다. 여기는 하루 60명 정도를 진료하는 서울 한복판의 권역센터다. 그리고 당직마다 의사는 나 혼자다"라며 "(응급실 진료 체계) 붕괴는 확정됐다. 일말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우리 병원도 밤 근무 결원이 생겼다. 나 하나만 추가로 출근하면 응급실이 돌아가기 때문에 추가 근무에 자원했다”면서 “어제(22일)는 당직표에 없던 날이지만 출근했고, 출근하자마자 부천 호텔화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중환자를 살렸다”고 했다.

이어 "현재 내 업무가 응급 진료체계 붕괴의 상징이다. 내 존재가 시한폭탄을 그대로 증명한다”며 최근 사례를 소개했다.

"얼마 전 한밤 중에 서울 한복판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젊은 환자의 팔 다리가 터져나갔고 혈압이 떨어진다고 했다”며 “우리 병원은 (전공의가 이탈한) 올해 2월부터 정형외과에서 응급 수술을 한 적이 없다.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했다.

"한 시간 뒤 다시 전화가 왔다. 서울과 경기도의 모든 병원에서 거절당했다고 했다”며 “현재 수도권에서 팔과 다리가 부서져 뼈가 튀어나온 사람은 갈 곳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팔과 다리가 터지면 안 되는 곳"이라고 했다.

남궁 교수는 한계에 처한 자신의 상황도 전했다. “기본적으로 업무 중에 쉬는 시간이 1분도 없다. 직원 식당에서 잠깐 밥을 먹는 게 사치”라며 “올해 초에 디스크가 터졌고 저번 달부터는 오른쪽 눈이 잘 안 보인다. 초점이 잘 안 맞아 어지럽고 틈틈이 목 뒤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오른쪽 팔이 저리다”고 했다.

“더 이상 해서는 안 되는 일같지만 하고 있다. 한 달도 못 버틸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제 6개월이 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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