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교수는 "나는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센터에서 혼자 근무한다. 여기는 하루 60명 정도를 진료하는 서울 한복판의 권역센터다. 그리고 당직마다 의사는 나 혼자다"라며 "(응급실 진료 체계) 붕괴는 확정됐다. 일말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우리 병원도 밤 근무 결원이 생겼다. 나 하나만 추가로 출근하면 응급실이 돌아가기 때문에 추가 근무에 자원했다”면서 “어제(22일)는 당직표에 없던 날이지만 출근했고, 출근하자마자 부천 호텔화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중환자를 살렸다”고 했다.
이어 "현재 내 업무가 응급 진료체계 붕괴의 상징이다. 내 존재가 시한폭탄을 그대로 증명한다”며 최근 사례를 소개했다.
"얼마 전 한밤 중에 서울 한복판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젊은 환자의 팔 다리가 터져나갔고 혈압이 떨어진다고 했다”며 “우리 병원은 (전공의가 이탈한) 올해 2월부터 정형외과에서 응급 수술을 한 적이 없다.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했다.
"한 시간 뒤 다시 전화가 왔다. 서울과 경기도의 모든 병원에서 거절당했다고 했다”며 “현재 수도권에서 팔과 다리가 부서져 뼈가 튀어나온 사람은 갈 곳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팔과 다리가 터지면 안 되는 곳"이라고 했다.
남궁 교수는 한계에 처한 자신의 상황도 전했다. “기본적으로 업무 중에 쉬는 시간이 1분도 없다. 직원 식당에서 잠깐 밥을 먹는 게 사치”라며 “올해 초에 디스크가 터졌고 저번 달부터는 오른쪽 눈이 잘 안 보인다. 초점이 잘 안 맞아 어지럽고 틈틈이 목 뒤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오른쪽 팔이 저리다”고 했다.
“더 이상 해서는 안 되는 일같지만 하고 있다. 한 달도 못 버틸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제 6개월이 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