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당 잠룡 ‘인물난’… 이대로 가면 바이든 vs 트럼프 리턴매치[Global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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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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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권호영 기자


■ Global Focus - 1년 앞 다가온 美대선 전당대회

민주당

바이든 지지율 66% ‘압도적’

잠룡들 불출마로 예견된 결과

재선땐 82세… 고령이 걸림돌

사우스캐롤라이나서 첫 경선

공화당

트럼프 지지율 51.8% ‘과반’

디샌티스 18%·펜스 6% 그쳐

‘의사당 난입’ 사법리스크 변수

기소땐 후보 물러나야 할수도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을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각 정당도 본격적인 대선 경선 레이스를 준비 중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8월 2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폭스뉴스 주관으로 첫 대선 경선 토론회를 개최한다. 출마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을 비롯해 13명에 달한 가운데 RNC는 토론회 참여 요건으로 20개 주에서 각 200명씩 후원자 4만 명 확보, 전국 단위 3차례(혹은 전국 단위 2차례+조기 경선 주 2차례) 여론조사에서 최소 1% 지지율 등을 내걸었다. 최종 승리 후보를 지지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대선 경선과 관련해 당 주관 토론회 개최가 불투명하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조 바이든(81) 대통령 재선 도전을 지지하는 등 사실상 당 차원에서 현직 대통령 출마를 추인한 형국인 때문이다.

◇공화당은 트럼프가 압도적 1위 = 26일(현지시간) 선거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이후 실시된 8차례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로부터 과반인 평균 51.8% 지지율을 얻었다. 폭스비즈니스가 경선 초반 승부처 아이오와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각각 46%, 48%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론 디샌티스(45) 플로리다 주지사가 평균 지지율 18.5%로 2위를 달렸고, 마이크 펜스(64) 전 부통령 5.6%, 비벡 라마스와미(38) 로이반트 사이언스 창업자 5.5%,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대사 3.5%, 팀 스콧(58) 상원의원 3.0%,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2.5% 등 순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대통령 최초로 3월과 6월 두 차례 형사 기소됐지만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고 후원금 모금도 4∼6월 3500만 달러(약 448억 원)를 기록했다. 후보 난립으로 표가 갈리는 만큼 사실상 후보를 굳혔다는 평가다. 유일 변수는 사법 리스크다. 24일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 조사 결과 55%가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기소 시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본선에서 악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년 3월, 5월 시작하는 재판일정 역시 선거운동 걸림돌이다. 경합 주 플로리다를 공화당 텃밭으로 만든 디샌티스 주지사는 보수 가치를 중시하는 발언·정책으로 ‘리틀 트럼프’로 불리며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한때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2위로 떨어진 뒤 성 소수자·여성 낙태권 등에서 지나친 강경보수 기조로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디애나 주지사·상원의원·부통령을 지낸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 전통적 선거운동 등으로 당원들의 외면을 받으며 경선 토론 참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유일 여성 정치인인 헤일리 전 대사는 2월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겨냥한 세대교체론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지지율 답보 상태다. 공화당 유일 흑인 상원의원인 스콧 의원은 저소득층 싱글맘의 아들로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라마스와미 창업자는 바이오·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한 기업인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민주당은 바이든 독주 중 = 3명의 후보가 뛰어든 민주당 경선은 바이든 대통령 독주 체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6월 19일 이후 7차례 전국 여론조사에서 평균 66.0% 지지율을 기록했다. 변호사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69)가 14.3%, 베스트셀러 작가 등 경력을 가진 메리앤 윌리엄슨(71)이 5.6% 지지를 받았다. 4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발표를 전후해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 개빈 뉴섬(56)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41) 교통장관, 버니 샌더스(82) 상원의원 등 민주당 잠룡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택하면서 예견된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다. 재선될 경우 86세 고령에 임기를 마치는 그는 고령에 따른 신체·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케네디 주니어는 케네디가가 일찌감치 바이든 대통령 손을 들어줬음에도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데이비드 삭스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의 지지를 받는 등 예상 밖 선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관련 음모론, 반유대주의 발언 등으로 민주당 주류의 지지를 얻기 쉽지 않다. 2020년 대선에서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고 중도 사퇴했던 윌리엄슨도 급진 성향으로 지지층 확대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내년 2월 아이오와·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시작 = DNC는 내년 민주당 경선을 1972년 이후 50년 넘게 첫 경선이 열렸던 아이오와주가 아닌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시작하는 안을 승인했다. 내년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시작으로 6일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서 경선이 진행된다. DNC는 백인 비율 90% 이상인 아이오와 대신 인구 27%가 흑인인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변경해 인종 다양성을 경선 초반 반영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RNC는 전통대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첫 경선을 치르는 일정을 확정했다.

DNC는 대선 후보를 최종 지명하는 전당대회를 내년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한다. 경합 주 대신 텃밭 시카고를 1996년 이후 28년 만에 전당대회 장소로 택한 것은 일리노이·미시간·미네소타 등 중서부 우세 지역을 기점으로 대선 승기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됐다. 반면 RNC는 내년 7월 15∼18일 경합 주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공표하는 전당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밀워키는 민주당이 2020년 대선 전당대회를 개최한 곳이기도 해서 공화당의 강한 대선 승리 의지가 담긴 결정이라는 평가다.

■ “바이든도 트럼프도 싫다”… 美정치권 ‘제3후보론’ 확산

민주당 맨친·공화당 영킨 거론

승리확률 적어도 대선변수 될듯


‘바이든도 싫다. 트럼프도 싫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 바이든(81)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 정치권에서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 제3 후보론이 확산하고 있다. 초당파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No Labels)는 두 정당이 대다수 미국인이 투표하고 싶지 않은 후보를 공천할 경우 제3 후보를 제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NPR 등에 따르면 2009년 출범한 노 레이블스는 지난 17일 뉴햄프셔의 한 대학에서 타운홀 미팅을 주최했다. 내년 대선에 출마 선언한 후보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이 행사가 주목받은 것은 극단적 당파주의를 거부하는 민주·공화 양당 중도파 인사들이 소속된 노 레이블스가 내년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맞대결로 흘러갈 경우 제3 후보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었다. 공화당 소속 팻 매크로리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내년 슈퍼 화요일(3월 5일)까지 바이든과 트럼프가 최종 후보가 되고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면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 레이블스가 제시할 제3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민주당의 조 맨친(76)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글렌 영킨(57) 버지니아 주지사, 래리 호건(67) 전 메릴랜드 주지사, 존 헌츠먼(63) 전 유타 주지사 등이다. 맨친 의원과 헌츠먼 전 주지사는 17일 노 레이블스 행사에 참석해 발언했다. 제3 후보론이 힘을 받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에게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24일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유권자는 39%지만 싫어하는 유권자는 53%에 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호감(45%)보다 비호감(49%)이 많았다.

미 정치권도 노 레이블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제3 후보가 대선에서 최종 승리할 가능성은 작지만 선거 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대선 당시 미국 전체 유권자의 5% 이상이 양당 후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신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에도 위스콘신이나 애리조나 등 경합 주의 경우 득표수에 약간의 변화만 있었어도 승자가 뒤바뀔 수 있었다. 특히 제3 후보가 등장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더 많이 빼앗을 것이라는 예측에 민주당과 백악관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리처드 게파트 전 하원 원내대표 등은 별도 단체까지 결성해 노 레이블스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레이블스 설립자인 낸시 제이컵슨은 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에만 제3 후보를 제시하겠다”며 “제3 후보 제시 노력이 (결과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돕는다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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