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서 영면해"…경북 용천사서 암사자 '사순이' 49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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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0.02. 오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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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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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거스님 집전
"모든 생명 존귀하다"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 = 지난 8월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의 49재 막재가 1일 오후 경북 청도군 용천사에서 열리고 있다. 2023.10.01 jc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 = 지난 8월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의 49재 막재가 1일 오후 경북 청도군 용천사에서 열렸다.

암사자 ‘사순이’가 목장 우리에서 탈출하자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고 경찰과 소방의 대규모 수색이 벌어졌다.

발견된 ‘사순이’에 대해 마취를 이용한 포획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살됐다.

사순이가 사살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사살과 마취를 통한 포획을 두고 찬반 의견이 치열했었다.

용천사 대웅전에서는 지난 8월 21일 ‘사순이’를 위한 49재의 초재가 열렸으며 이날은 마지막 재다. 49재는 불교식 장례 예법으로 매 7일마다 7번 총 49일간 재를 지낸다.

‘사순이’의 49재는 생명존중불교동물복지회(회장 지거스님)와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선수가 공동으로 ‘기도 동참 발원’으로 마련했다.

이날 막재에는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위원회(위원장 임미연 달서구의원)와 녹색당 대구시당, 대구동물권행동 ‘비긴’,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생명존중불교동물복지회 회장인 지거스님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며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해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풍조가 개선되고 사순이가 좋은 곳에서 영면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 = 지난 8월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의 49재 막재가 1일 오후 경북 청도군 용천사에서 열리고 있다. 2023.10.01 jc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의 조현정 활동가는 “사순이는 사람의 관리소홀로 인해 불행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개인 사육장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체험형 동물원에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미연 달서구의원은 “사순이는 행정상의 문제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며 “환경이 열악한 동물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생명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동물산업에 동원된 동물들은 돈벌이 규모에 따라 복지가 좌지우지되며 생명으로 보지 않는 구조”라며 “체험 중심의 동물원이 ‘생추어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추어리(Sanctuary)’는 학대나 방치를 당해 야생성을 잃는 등 여러 이유로 자연에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넓은 공간에서 동물이 자연상태와 가장 흡사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사순이’의 탈출 목장은 개인이 운영하다 모 종교단체에서 인수한 곳으로 사육 농장주는 환경청에 신고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민간에서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사순이’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인 '판테라 레오'로 확인됐다. 해당 종은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북부, 인도에 서식하는 사자의 아종으로 개체 수는 250마리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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