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구르카’ 명성은 옛말? 우크라 침공서 러시아 ‘용병’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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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2.05. 오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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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출신 군인, 우·러 전쟁서 러시아군에 참전
“돈 벌러 참전”…돈만 받고 집단 탈영 ‘먹튀’도
세계 주요 전쟁 참전한 구르카 외인부대 명성
경제위기, 러시아 용병 수요↑…명성 먹칠 하나


지난 10월 19일 우크라이나 최전선 지역 아브디브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러시아 공수부대 여단 소속 외인부대원 포로 비벡 카트리(왼쪽)와 이달 3일 생포된 러시아군 외인부대 소속 네팔인(오른쪽). 텔레그램 캡쳐
세계에서 외인부대로 활약해 이름난 네팔의 구르카 군인들이 러시아군에 용병으로 참전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5일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19일 우크라이나 최전선 지역인 아브디브카 인근에서 러시아군 소속 네팔 출신 군인 비벡 카트리가 잡혔다.
 
포로 심문에서 그는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해 러시아 공수부대 여단에 복무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돈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했다”며 “성공한 남자로서 어머니께 돌아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일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관련 채널에서는 러시아군 외인부대 소속 네팔인 2명이 포로로 잡히거나 목격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러시아 연방군 북부군구 제58연합군 부대에 배치됐으나 계약금 19만5000루블(280만원)만 챙기고 탈영한 네팔인 8명의 모습. 텔레그램 캡쳐
 
심지어 지난달 16일에는 러시아군에 입대한 네팔인 8명이 계약금만 챙기고 탈영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연방군 북부군구로 입대한 후 제58연합군 부대에 배치됐으나 계약금 19만5000루블(280만원)만 먼저 받은 후 러시아 국경을 벗어났다.
 
구르카란 네팔 및 네팔 인근 인도 북부 출신으로 해외 외인부대에 소속돼 복무하는 네팔 군인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고산지대 생활로 타고난 신체능력을 갖춰 영국-아프가니스탄 전쟁, 제1·2차 세계대전, 포클랜드 전쟁, 카길 전쟁 등 세계 주요 전쟁에 외인부대로 참전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구르카는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 프랑스 외인부대와 함께 높은 명성으로 현대에는 영국·프랑스·인도·브루나이·싱가포르 등 주요 서방국 및 인도·동남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르카의 탄생은 네팔의 열악한 경제 사정에 따른다. 네팔은 2021년 기준 1인당 GDP가 1236달러(162만원)에 불과한 최빈국이자 취업 인구의 81%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이다.
 
그런데 가장 선호되는 영국군 구르카 외인부대로 입대하면 같은 해 기준 초봉 1200파운드(200만원), 싱가포르 파견 구르카 분견대는 1400파운드(232만원)를 받을 수 있다. 자국의 두 배 수준이다.
 
또 각종 보험과 퇴직연금, 영국 시민권도 제공해 네팔에서 구르카 외인부대 입대는 대대로 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 런던 구르카 군 복무 200주년 기념행사에서 행진하는 영국군 구르카 외인부대원. AP
 
하지만 근래 코로나19 팬데믹과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에 따른 군축으로 구르카 입대 경쟁률이 높아졌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외국인 용병 수요를 높이면서 구르카를 비롯한 러시아로의 용병 유입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 사정에 따른 러시아군 참전이 구르카의 명성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에 용병으로 잘 알려진 주요 조직으로는 1960~1970년대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지역 공산권 국가에 파견돼 용병으로 싸운 쿠바 혁명군,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해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가 있다.
 
쿠바 혁명군의 경우 1965년 콩고 위기, 1975년 르완다 내전 등 국제적 전쟁에 참전해 미국으로부터 ‘소비에트 제국의 구르카’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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