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무 무서워”…빚까지 내서 투자했는데 어쩌다

입력
수정2023.03.13. 오후 11:00
기사원문
김제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대매매 6개월새 최대
‘빚투’ 나섰던 개인투자자
증시 하락 우려감에 ‘덜덜’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코스닥 급등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빚투(빚내서 주식투자)가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 개미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제 때 갚지 못해 담보주식이 강제매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9일 기준 49조8808억원으로 최근 한 달 동안 4.22% 늘어났다. 개인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9일 18조1261억원으로 지난해 9월 27일(18조5928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 수가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빚투가 늘어나는 가운데 코스피는 2월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 반대매매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반대매매는 지난 7일 267억원으로 지난해 9월 28일(383억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준 뒤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주식담보비율의 약 140%)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빚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반대매매 시 증권사는 담보 주식을 하한가로 팔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게 된다.

당장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지난 9일 기준 2049억원까지 치솟아 이번달 들어 25.19% 급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주식 결제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사흘간 빌려주는 단기 융자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7일 14.3%로 지난해 9월 28일(20.1%)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면서 대출 부담이 줄어들자 빚투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이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대 2.1%포인트 내렸고 신한투자증권은 최단기(7일 이하) 이자율을 기존 연 5.05%에서 3.9%로 인하했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동참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증시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으로 보여 빚투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FOMC 전까진 발표되는 데이터마다 뒤따르는 해석과 그에 동반되는 높은 변동성으로 증시 난이도가 상승할 것”이라며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포지션을 정리하고 쉬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의 전환 없이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예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쏟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빚투 개민들은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자금을 특정 종목에 집중적으로 넣고 분산투자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증시가 하락할 경우 담보주식이 강제로 하한가에 팔려 하락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빚투 자금이 몰리고 있는 코스닥의 경우 코스피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높고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액 비율도 높아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8조1261억원인데 이 중 코스닥 비중은 절반이 약간 넘는 9조652억원으로 연초(46.98%) 대비 늘어났다. 하지만 코스닥의 시가총액(381조5224억원) 대비 신용거래 융자잔고 비율은 2.38%로 코스피의 시가총액(1911조5835억원) 대비 신용거래 융자잔고 비율 0.47%보다 5배 가량 높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