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 출범…'1인 천하' 초장기집권 문턱 넘다(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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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24. 오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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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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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 당대회·1중전회 폐막…시진핑 측근 4명 정치국 상무위 진출
집단지도체제 대체할 시진핑 중심 집중통일영도 체제 본격화 가능성
시진핑 3연임 일성으로 "확고부동하게 개혁개방 전면 심화"


시진핑과 그의 측근들로 구상된 中 신임 최고지도부
[한종구 특파원 촬영]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5년마다 열리는 최대 정치행사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천하' 장기 집권 체제를 열었다.

22일 폐막한 20차 당 대회에서 약 65%를 물갈이한 205명으로 새롭게 20기 당 중앙위원회가 꾸려진 데 이어 23일 20기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시 주석은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동시에 자신의 측근 인사 4명을 최고 지도부에 새롭게 진출시키며 개혁개방 이후 전례 없는 최고 지도자 중심의 '원팀' 지도부를 구성했다.

당 대회 계기에 '집중통일영도'의 지도 원칙과 '인민영수' 칭호가 확산하면서 공산당 일당 체제의 최고 지도부 안에서 '분권'을 지향했던 집단지도체제는 개혁개방 이후 약 45년 만에 사실상 와해하는 양상이다.

[그래픽] 중국 공산당 권력 구조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minf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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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지도부 '모두가 시진핑의 사람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 등 구성원을 뽑는 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시 주석은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계기에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하며 당·정·군 '3권'을 완전 장악할 전망이다.

7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시 주석과 함께 리창(63) 상하이시 당 서기, 차이치(67) 베이징시 당 서기, 딩쉐샹(60) 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66) 광둥성 당 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자쥔(習家軍)' 인사 4명이 새롭게 진입했다.

또 종전 최고 지도부에서 시 주석의 책사로 자리매김한 왕후닝(67)과 시 주석 반부패 드라이브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자오러지(65)가 중앙정치국 상무위에 잔류했다.

이로써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집권한 시 주석은 자신 중심의 독보적이고 집중적인 '원톱', '원팀'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며 총 임기 15년 플러스 알파의 장기 집권 체제로 들어섰다.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 대면식에서 선두에 서서 입장한 뒤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집권 3기를 함께 이끌 동료 상무위원을 호명했다.

당내 서열을 의미하는 이 순서로 미뤄 2인자로 등극한 리창이 내년 3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자리를 넘겨받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또 자오러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이치는 중앙 서기처 서기로, 리시는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이날 각각 발표됐다.

딩쉐샹은 내년 3월 한정 현 상무(수석) 부총리의 후임자로 임명될 전망이다.

종전보다 1명 줄어든 24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상무위원 7명 포함)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과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여럿 포함됐다.

반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중앙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했다.

새 최고 지도부가 시 주석과 시 주석의 복심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한 셈이다.

[그래픽] 중국 공산당 당장 개정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minf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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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통일영도·인민영수 칭호 확산하고 '칠상팔하' 무력화 이번 당 대회를 거치며 중국이 마오쩌둥 '1인 천하'때의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한 집단지도체제는 종언을 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시 주석은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 보고와 22일 폐막식 연설에서 잇달아 자신으로의 결정권한 집중을 의미하는 '집중통일영도'를 강조했다.

또 22일 채택된 당장(黨章·당헌) 개정 관련 당 대회 결의문은 "'두 개의 수호' 실천은 광범위한 당원들이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규정했다.

'두 개의 수호'의 수호 대상은 시 주석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및 집중통일영도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집권기 중국 지도부의 운영 원칙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고 지도자의 특별한 지위를 강조하는 것이다. 집단지도체제를 대체하는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정책 결정 시스템이 시진핑 집권 3기에 확고히 정착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또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관습법'으로서 집단지도체제의 한 기둥으로 작용해온 칠상팔하(七上八下·중국 지도부에 67세는 들어갈 수 있지만, 68세는 안 된다)는 사실상 무력화했다.

69세인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해 중국 외교 라인의 최고위직에 올라섰고, 72세로 20기 중앙위원 중 최고령인 장여우샤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유임됐다.

그리고 나란히 67세로 아직 은퇴 연령에 도달하지 않은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은 차기 지도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쓸쓸한 퇴장을 앞두게 됐다.

'후계자 감' 오리무중…2030년대 중반까지 초장기 집권 가능성 원팀, 원톱 지도부를 꾸린 시 주석이 보장된 5년을 초과하는 초장기 집권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격대지정(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선정하는 것)의 전통이 시 주석 체제 하에 폐기된 상황에서 최고 지도부 안에 차기 1인자감이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 주석 측근 일변도로 꾸려진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 안에 유일한 1960년대생인 딩쉐샹(60)과 중앙 정치국에 새롭게 진입한 60년대생인 인리(60), 리간제(58), 리슈레이(58), 장궈칭(58), 천원칭(62), 위안자쥔(60) 등이 연령상으로는 차세대 리더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집권이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차기 최고 지도자 후보라기보다는 향후 5∼10년간 시 주석 집권을 지도부 안에서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젊은 '호위무사'의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것이 중평이다.

주거위제 상하이 부서기(51), 류창 산둥성 부성장(51), 류훙젠 윈난성 쿤밍시 서기(49), 스광후이 구이저우 당 부서기(52), 궈닝닝 푸젠성 부성장(52) 등 70년대생 선두주자들은 이번에 모두 중앙위원회에 진입하지 못하고 후보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려 최고 지도부까지 10∼15년가량의 거리를 뒀다.

'원팀' 지도부에 대한 해외 우려 의식했나…시진핑 "개혁개방 심화" 강조 시 주석은 이날 기자 대면식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로운 장을 쓰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일에 몰두하고 책임지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 경제는 근성이 강하고 잠재력이 충분하며, 회복의 여지가 넓으며,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본적 측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은 세계를 떠날 수 없고, 세계의 발전도 중국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개방의 문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확고부동하게 개혁·개방을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고품질 발전을 확고히 추진하며 스스로의 발전으로 세계를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시 주석이 개혁·개방을 강조한 것은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던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이 최고 지도부에서 물러나게 되고, 시 주석 중심의 원팀 최고 지도부가 구성된 데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 국진민퇴(국영기업 강화 및 민간기업 통제 강화) 등 시 주석이 지난 10년의 집권기에 추구해온 정책이 견제 세력 없는 집권 3기에 가속화할 경우 중국 경제의 '사회주의' 성향은 강화하고, 개혁개방의 문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발언이었을 수 있어 보인다.

시진핑과 새 2인자 리창
[한종구 특파원 촬영]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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