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가운데 그의 가족들 역시 그간의 사과 없는 태도가 재조명되며 비난받고 있다. 뒤늦게 가족을 통해서라도 5·18 유가족에게 사죄한 노태우 전 대통령 가족과도 비교된다.
부인 이순자(82) 씨는 전 전 대통령만큼이나 구설에 빈번히 올랐다.
이 씨는 1958년 이화여대 의대를 중퇴하고 전 전 대통령과 결혼한 뒤 41살에 영부인이 됐다. 청와대에 입성한 이 씨는 화려한 차림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하는가 하면 남편 못지않게 갖은 비리에 개입했다.
한 예로 이 씨의 작은아버지 이규광 씨는 1982년 '건국 이래 최대 금융사기'인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했다. 친·인척을 동원한 부동산 투기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이 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한 남편 대신 군사독재를 미화하려 애쓰기도 했다.
2017년 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폄하하며 "우리 부부도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2019년 전 전 대통령의 5·18 재판 출석을 앞두고는 "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라며 신(新)군부의 학살 만행을 두둔했다.
전 전 대통령의 3남 1녀(재국·효선·재용·재만)도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고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등 잇속 챙기기에 바빴다.
출판사(시공사)를 운영한 장남 재국 씨는 2013년 아버지에게 부과된 추징금을 완납할 때까지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0년 가까이 지키지 않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은 966억원이 넘는다.
자녀들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등 범죄에도 가담했다.
과거 독립언론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재국 씨는 2004년 싱가포르에 유령법인을 만들어 비자금 계좌를 관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재국 씨는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탈세나 재산 은닉 목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해 차남 재용 씨의 차명계좌에서도 160억 원가량의 뭉칫돈이 발견됐다. 이 중 70억 원가량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검찰에 구속됐다. 재용 씨는 두 번 이혼한 뒤 2007년 배우 박상아씨와 재혼했다.
삼남 재만 씨는 전 동아원그룹 회장 이희상씨의 사위로 현재 미국에서 와이너리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장녀 효선 씨는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효선 씨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1985년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