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방, 2년새 보유 현금 ‘3분의1’… 최대 적자에 불안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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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05. 오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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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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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자산 1550→501억원으로 감소
산은·IMM인베·하나금융투자 등 투자
매출액 1207억원으로 커졌지만 손실액도 최대
무리한 인수합병 탓? “현금흐름 지켜봐야”

국내 프롭테크(IT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 1위 기업 직방의 적자폭이 지난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 스마트홈 IoT(사물인터넷) 사업부를 무리하게 인수한 영향으로 보유한 현금도 2년 사이 거의 3분의1 토막이 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직방의 수익성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이 같은 적자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의 CI(기업통합이미지) / 조선DB

5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직방의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직방은 2023년 1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 매출인 883억원보다 더 성장해 직방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손실도 380억원 수준까지 올라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직방의 영업손실은 371억원으로, 2021년 82억원에서 급증한 이후 손실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직방의 적자 폭 확대는 그 해 7월 직방이 삼성SDS 홈 IoT 부문을 인수한 영향이 크다. 직방은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유관 부문 인력을 유지해야했고, 2021년 104억원이던 급여 지출이 2022년엔 234억원으로 2배 이상 뛰면서 비용이 증가했다.

지난해도 직방의 현금성 자산은 2022년보다 대폭 줄었다. 부동산 침체기를 버틸만한 ‘실탄’ 부족하다는 의미다. 2023년 현금성자산은 총 500억원 가량으로, 2022년 현금성자산이 874억원 이었던데 반해 370억원 가량 감소했다.

직방은 2022년 1000억원의 유상증자, 550억원 장기차입금으로 약 155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산업은행과 IMM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투자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며 ‘프롭테크 기업의 이례적 투자’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 해에도 영업활동으로 인한 순현금유출만 423억원에 달했다.

직방 안성우 대표 /조선DB

한 스타트업 회계 관계자는 “특히 2022년 종속기업에 대한 대여금이 766억원에 달하는데 이들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2022년 조달한 1550억원 중 약 500억원 가량이 남았고 적자가 379억원이면 ‘런웨이(스타트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자생할 수 있는 수명)’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직방은 온라인에 매물을 올려주고 공인중개사 광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요즘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거래량이 줄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 스타트업 투자가 혹한기에 도래하면서 직방은 대규모 권고사직도 단행했다. 지난해 직방은 팀당 최하위 성과평가를 받은 인원에 대한 감축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는 프롭테크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직방 역시 홈 IoT 기기를 본격 출시하며 스마트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개선하기엔 아직 요원해보인다는 평가다.

한 프롭테크 관계자는 “현금은 줄어도 매출이 늘고 손실이 매출액 대비해서는 적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얼마나 있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다시 투자를 받는다고 해도 밸류 유지가 가능한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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