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백일장 열려…시와 사진 수상작 공개
대한불교 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가 지난 3일 제 3회 홍매화·들매화 프로 사진·휴대폰 카메라 사진콘테스트 수상자 10명과 수상작을 발표했다. 프로 사진 부문 조계종 총무원장상(최우수상)은 김진관씨가 받았다. 촬영 기간은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였으며 시상식은 다음 달 27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8일 화엄사 경내에서 ‘절집과 홍매’, ‘부처님과 홍매화 ’, ‘홍매화의 사철’을 주제로 열린 청소년 백일장에서도 고등학생 6명과 중학생 6명이 수상했다. 사진콘테스트 수상작과 백일장 수상작을 소개한다.
절집과 홍매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겨우내 웅크리고 있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관계지어 있다는 연기설
화엄의 교리를 터득하기 위한 시간
무채색의 시간엔
그림을 그린다
견디기로 밑그림을 그리고
버티기로 명암을 넣는다
곳곳에 여백을 두어
비움을 채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덧칠로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면
고양이 자세를 취한다
허리를 낮게, 더 낮게
꽃눈이 나오는 자세인 것처럼
바닥까지 닿는다
밑바닥에 머문다는 것은
빨지 못한 옷을 다시 입어야 하는 것처럼
냄새를 떼어내는 불편보다
주위의 시선을 견디는 일
흔들리는 안과
흔들려는 바깥에서 휘청일 땐
얼른 중심선 긋기
중심에서 상하좌우를
데칼코마니처럼 그리기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하는 것인 만큼
접이식 책상처럼 무릎을 꿇어
명상을 섞어 혼합색을 만들거나
물구나무서기로 바라보는 각도를 바꿔야 한다
당신의 길
살 길을 찾듯이, 동아줄을 찾듯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다른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돌리고 보니
나를 기다렸다는 듯 반기는 부처님
내내 느껴오던 나의 방황을 어렴풋이 알아차린 순간부터
멎었던 눈물이 왈칵하고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힘든 마음과 다르게 어느 순간부터인가 익숙해지고 있었다
언젠가 주변은 말라 비틀어지고,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선명하고 밝아질 것이다
그 길은 홍매화가 가득 펴 있고
우리는 그곳을 아무 걱정도 없이 걸어갈 수 있겠죠
홍매화가 피지 않는 한겨울에도 우리는 춥지 않죠
부처님, 당신의 따스한 마음에 묻혀 잠들 수 있으니
지금은 홍매화가 핀 봄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