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일본에 2-1 역전승…항저우 AG 3연패 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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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0.08. 오전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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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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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 일본 잡고 금메달 획득…상병 조영욱 역전 결승골
韓, 최다 우승 기록 6회로 늘려…이강인 등 21명 병역 특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표팀 선수들이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일본에 2-1로 역전승하고 아시안게임 3연패의 위업을 이뤄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후반 11분에 터진 조영욱(김천)의 역전 결승 골을 앞세워 일본 U-22 대표팀에 2-1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축구는 이로써 아시안게임 사상 첫 남자 축구 3연패를 이뤄냈다.

한국은 이 대회 남자 축구 최다 우승 기록을 6회로 늘리며 이 부문 2위 이란(4회)과 격차를 더 벌렸다.

아시안게임 한일전 연승 행진은 5경기로 늘어났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8강전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한 이래 일본과 대결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한국은 이 대회 일본과 역대 전적에서 8승 1패로 더 앞서나갔다.

최근 성인 대표팀과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간 맞대결에서 한국이 일본에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거둔 승리여서 의미는 더 크다.

다만, 한국이 연령 제한을 꽉 채운 24세 이하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한 반면, 일본은 2024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22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일본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이번 우승으로 병역 특례 대상이 된다.

황선홍호 22명의 선수 중 이미 김천 상무에서 병역을 이행한 골키퍼 김정훈(전북)을 제외한 21명이 대상이다.

현재 상병 계급장을 달고 김천 소속으로 뛰고 있는 조영욱은 조기 제대하게 된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이강인은 22세에 병역을 해결, 유럽 무대에서 더 안정적으로 경력을 이어갈 여건을 마련했다.

황선홍호는 27골을 넣고 단 3골만 내주는 막강한 경기력으로 전승 우승을 이뤄냈다.

무려 8골을 폭발하며 황선홍호 막강 공격진의 첨병으로 활약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최다 득점자로 대회를 마쳤다.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첫 과제를 달성한 황 감독의 2024 파리 올림픽 도전은 탄력을 받게 됐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2선 오른쪽에 세우고 조영욱에게 최전방을 맡기는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후반 조영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정우영과 고영준(포항)이 2선에서 이강인과 함께 공격에 나섰고, 중원은 '캡틴' 백승호(전북)와 정호연(광주)이 책임졌다.

박규현(드레스덴),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 황재원(대구)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하고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강원)이 꼈다.

시작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가한 일본이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사토 게인이 왼쪽을 파고들어 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게 시게미 마사토를 거쳐 우치노의 오른발 슈팅에 이은 골로 마무리됐다.

한국이 이번 대회 처음으로 기록한 선제 실점이었다.

한국은 일본의 측면을 공략하며 경기를 풀어갔고, 전반 중반부터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27분 정우영의 헤더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에서 황재원이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서 도사리던 정우영이 머리로 받아 골망을 출렁였다.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조영욱이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전반 32분 이강인이 니시카와 준에게 거친 태클을 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전에도 경기를 주도한 한국은 후반 11분 조영욱의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프라인 부근부터 과감하게 오버래핑한 황재원이 문전으로 찔러준 패스가 정우영을 거쳐 조영욱에게 향했다. 조영욱은 오른발로 침착하게 슈팅해 골대를 갈랐다.

황 감독은 후반 17분 고영준과 정우영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송민규(전북)와 홍현석(헨트)을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후반 27분에는 이강인과 조영욱을 빼고 안재준(부천), 엄원상(울산)을 그라운드로 들여보냈다.

한국은 지속해서 일본 진영을 몰아쳤으나 후반 37분 안재준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은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고, 1분 뒤 역습 상황에서 엄원상이 날린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한국은 AG 최초로 축구 3연패 기록을 달성했다.


한편 '행복한 결말'로 끝난 '황선홍호'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정에서 가장 크게 공헌한 선수를 꼽자면 단연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우승해 대회 3연패를 이룬 황선홍호는 27골을 넣었다. 이 가운데 정우영이 혼자 8골을 몰아쳤다.

득점의 '영양가'도 높았다.

이번 대회 황선홍호의 포문을 연 선수는 정우영이었다.

대회 첫 경기인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 시작 3분 만에 정우영은 득점을 신고했다.

전반 45분과 후반 3분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한 정우영의 활약 덕에 황선홍호는 첫 경기를 무려 9-0으로 이겼다.

기록적 대승을 거둔 이 경기는 이후에 황선홍호의 순탄한 여정을 펼쳐짐을 알리는 듯했다.

금메달을 따는 데 '최대 고비'로 꼽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정우영이 펄펄 날았다.

황선홍호가 2-1 승리를 거뒀는데, 득점이 모두 정우영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 경기에서 정우영의 진가가 드러났다.



정우영은 이 경기에서 2골을 넣기 위해 찼던 슈팅은 딱 2번이었다. 게다가 2번의 득점 과정에서 정우영이 공을 소유한 시간은 합쳐도 2초를 넘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전 시작 5분 만에 엄원상(울산)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툭 밀어 넣은 정우영은 1-1로 팽팽하던 전반 38분에는 혼전 끝에 수비가 놓쳐 문전으로 흐른 공을 또 가볍게 차 넣었다.

두 번째 득점 장면을 보면 정우영은 또 어느새 문전에서 '발견'됐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왼발 크로스가 상대 수비벽에 막혀 하프라인까지 공이 흘렀을 때만 해도 정우영은 페널티아크 뒤에 있었다.

재차 공이 페널티박스로 공급되는 순간, 갑자기 정우영이 홀로 문전으로 뛰었다. 다른 선수는 움직이지 않고 공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백승호의 헤딩 패스가 이한범(미트윌란)과 경합하던 사이다자마트 미르사이도프와 아사드베크 라키므조노프를 지나 정우영에게 흘렀다.

아무도 막는 이가 없던 정우영은 그렇게 불쑥 공 앞에 나타나, 골키퍼 앞에서 가볍게 툭 차 넣어 2-1을 만들었다. 황선홍호는 이 스코어를 지켜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대망의 결승전에서도 정우영의 '한방'이 팀을 구했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황재원(대구)의 크로스가 수비수 키를 넘어서 오자 헤딩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어렵게 동점을 만든 황선홍호는 후반 11분 조영욱(김천)의 후속 득점이 터져 역전승을 일궜다.



연령별 대표로만 10년 동안 80경기 넘게 출전한 조영욱이 연령별 대표로 마지막 대회가 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축구의 우승을 이끌며 명예롭게 '조기 전역'을 신고했다.

조영욱은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후반 11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려 2-1 승리에 앞장섰다.

한국이 경기 시작 2분 만에 먼저 실점한 뒤 전반 27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동점 골로 균형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터진 천금 같은 역전 득점포였다. 경기가 그대로 2-1로 끝나며 이 골이 한국의 남자 축구 3회 연속 우승을 결정지었다.

조영욱에겐 여러 의미를 지닌 한 골이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의 국가대표 출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로 보면 조영욱은 2013년 8월 난징 아시안유스게임 때 14세 이하(U-14) 대표팀을 시작으로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연령별 대표 경력만 10년째다.

U-20, U-23 대표팀을 거치며 이날 일본과의 결승전이 연령별 대표로 무려 85번째 경기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24세 이하 선수까지 출전할 수 있게 돼 연령별 대표로 마지막 출전 기회를 잡게 된 그는 황선홍호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를 지키며 대회 전 세운 '3골' 목표 초과 달성과 함께 금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경기 멀티골,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전 1골로 조기에 채운 그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한 방을 더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2018년부터 K리그1 FC서울에서 뛰며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혀 온 조영욱은 군 복무를 위해 올해 K리그2 김천상무에 입대한 '상병'인데,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혜택으로 조기 전역하게 돼 두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시작에 앞서 황선홍 감독과 주장 백승호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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