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1909년 이후 최고…"제2 대공황 올 수도" 폭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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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4.03. 오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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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거 스무트홀리법으로 고율 관세 입법
교역량 감소하며 세계 대공화 심화시켜
상호관세 시행되면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도 우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모든 국가에 대한 10% 기본 관세와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가운데 세계 경제가 제2의 대공황에 빠질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이 보복 관세 대응에 나설 경우 교역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수익성도 함께 악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소비에 의존하는 만큼,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소비가 둔화할 경우 침체를 피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온다.이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22%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09년 23%를 찍은 이후 최고 기록이다.

피치의 미국 경제 리서치 책임자 올루 소놀라는 “(고율 관세는)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게임체인저”라며 “많은 나라가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과거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1929년 세계 경제 대공황을 심화시킨 주범이다. 미국은 1929년 대공황 이전부터 농산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치인들은 해외 농산물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미국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무트홀리법 입법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제조업 철강 직물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로비를 벌였고 최종 법안엔 약 2만개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안이 담겼다. 하지만 상대국도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무역량이 급감해 미국 제조업과 농업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자유시장 지지 성향의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과 콜린 그래보는 “이번 발표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최고 수준으로 접근하게 되며, 이는 세계 대공황을 심화시켰던 조치“라고 지적했다.이번 고율 관세 부과도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드부시 증권의 기술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인 댄 아이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나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로 기술주들이 심각한 수익성 압박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수요 감소와 공급망 차질, 중국 및 대만 관련 관세 조치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일대의 예산연구소 또한 상호관세가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국의 보복 관세가 있을 경우 미국 GDP가 올해는 1% 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예일대는 “(상호관세는) 실질 GDP 수준을 단기 및 장기적으로 모두 감소시키며, 특히 시행 초기 2년 동안 그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같은 GDP 증가율 감소는 미국 경제 규모가 매년 1000억~1750억 달러만큼 축소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덧붙였다.
앞서 JP모간체이스는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최근 20%에서 35%로 올렸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농업 의존도가 높거나 캐나다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주의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민주당과 협력해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철회하려는 결의안을 51대 48로 통과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표결을 두고 “우방과 적국을 막론하고 무역 정책을 전면 재편하겠다는 트럼프의 노력에 대한 중요한 경고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도 지지한 여러 정부 프로그램을 축소·폐지할 때도 공개적인 비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랬던 만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안을 철회시키려 한 것은 그만큼 내부 문제의식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임다연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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