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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소설 ‘보물섬’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적에 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을 것이다. 당당하게 한껏 펼친 어깨와 손에 들린 술병, 허리에 늘 차고 있는 칼과 총까지. 우리가 가진 환상 속 해적의 이미지는 늘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는 자유로운 영혼. 그리고 3월부터 대학로를 점령한 해적들이 있다. 바로 뮤지컬 <해적>이다.

2년 만에 돌아온 이 작품은 18세기에 활동했던 해적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2인극. 해적선과 그들을 쫓는 헌터가 함께 바다를 누비던 혼돈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해적들이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품은 해적들의 빛나는 우정과 사랑을 파워풀한 넘버를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여온 이희준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가 힘을 모아 2021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후, 매 시즌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무대에 오르는 2명의 배우는 모두 1인 2역을 연기한다. 초연부터 계속해서 고수해온 젠더프리 캐스팅을 이번 시즌에도 이어가,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연기하는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처음 해적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소년 루이스와 뛰어난 총잡이 앤은 정동화, 최석진, 김이후, 김수연이 연기한다. 겉보기에는 거칠어 보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해적 선장 잭과 패배를 모르는 검투사 메리는 정연, 김대현, 주민진, 김려원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