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뒤엔 공급 과잉” 포드·GM·현대차株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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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2.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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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충격파, 자동차·반도체·기술주 하락세
10일(현지 시각) 미 증시에서 완성차업체 주가가 급락했다. 자동차 산업은 그간 밀려있는 주문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지만, 급속히 공급 과잉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이날 “3~6개월 뒤면 자동차 산업이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지난 3년간의 유례없었던 가격 결정력과 완성차업체의 마진율이 돌연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GM과 포드의 주가 전망을 낮췄다. 포드 주가는 하루 만에 6.9%, GM은 4% 급락했다. 이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 주가도 11일 급락했다.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반도체 겨울’에 접어든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대중(對中) 규제 강화라는 악재가 겹치며, 또다시 주가가 하락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국내 대표 기술주도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이 주요 먹거리로 삼는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 최대 실적 전망에도 4~5%대 급락

현대차그룹은 아직 밀려 있는 주문이 많은 데다, 환율 효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하지만 UBS 보고서의 여파는 11일 국내 자동차 주가도 뒤흔들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이날 주가가 코스피 하락 폭(1.8%)보다 큰 4~5%대 하락을 기록했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주요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 한순간에 실적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최근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벌써부터 ‘11월 블랙프라이데이’ 수준의 세일을 하는 곳이 많다”며 “자동차는 그동안 공급난 때문에 위기가 가려져 왔지만 반도체난이 풀리면서 수요 감소 충격이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의 IRA(인플레 감축법)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4분기부터 전기차 판매가 급감할 위기다.

중고차 시장은 이미 경기 침체가 반영되고 있다. 미국 중고차 가치를 나타내는 만하임 지수는 지난달 전월 대비 3% 하락했다. 천정부지로 올랐던 중고차 가격이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대형차 중고 가격이 14% 감소했다. 고금리 탓에 자동차 할부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대형 중고차 수요가 급감했다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관계자는 “최근 할부 금리가 5~6%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작은 차를 찾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큰손’ 중국 규제에 타격

미국이 지난 7일(현지 시각)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인 7일 6.1% 폭락한 데 이어 10일에도 3.5% 하락하며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11일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1.4%), SK하이닉스(-1.1%)도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을 제재하기 위한 조치라지만 세계 반도체와 관련 장비 시장의 ‘큰손’인 중국발 수요가 위축되면 미국을 비롯해 한국, 대만 등 세계 반도체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성장주인 네이버·카카오 주가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양 사 합쳐 시가총액 63조원이 증발했다. 두 회사 시가총액(네이버 26조원, 카카오 22조3000억원)을 합쳐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약 48조6500억원) 하나에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 11일에도 네이버, 카카오는 각각 15만8500원, 5만1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나란히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IT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당분간 단기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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